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한-사우디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안보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양국은 156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기업 간 양해각서(MOU) 51건을 체결했습니다.
사우디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있는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올해는 우리 기업이 사우디에 진출한 지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올해 6월 현대건설이 석유화학 플랜트를 건설하는 '아미랄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사우디 건설 진출 50주년을 기념하는 큰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네옴, 키디야, 홍해 등 메가 프로젝트에도 우리 기업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요청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포스트 오일 시대 한국은 사우디의 최적의 파트너로서, 양국 관계가 전통적인 에너지, 건설 등의 분야에서 자동차, 선박도 함께 만드는 첨단산업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며 "관광, 문화교류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돼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국제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현 상황에서 에너지 시장의 핵심 국가이자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시장안정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국석유공사는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와 530만배럴 규모의 '원유 공동 비축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28년까지 울산 비축 기지에 저장해 판매할 예정입니다. 두 정상은 이외에도 관광, 스마트팜, 특허, 해운 및 해양수산, 통계, 사이버안보, 식약규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습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불안정성이 커진 중동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우리 정부도 인도적 지원 등 필요한 협력을 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종료 후 개최된 국빈 오찬에서 양국의 산업, 사회, 문화, 관광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친밀한 분위기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두 정상은 국빈 오찬에 이어진 협정·MOU 서명식에서 외교관·관용 여권 소지자에 대한 사증 면제 협정, 한-사우디 전략파트너십 위원회 설립과 수소 오아시스 협력, 통계 분야 협력, 식품·의료제품 분야 협력 등을 체결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