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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보험업계는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도입과 함께 신 지급여력제도(K-ICS) 적용으로 자본확충 필요성이 부각됐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사채 등 자본성증권의 차환이 일반적인 양상이었는데, K-ICS 비율이 공개되고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상환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IB토마토>는 올해 말 콜 시점이 도래하는 보험사를 대상으로 변화된 양상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미래에셋생명(085620)이 다음 달 조기상환 콜옵션(Call option) 만기가 돌아오는 후순위사채를 순상환한다. 지급여력 비율이 우수한 수준에서 형성되면서 자본성증권 발행과 차환에 대한 필요성이 떨어졌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은 자본성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낮아 실질적인 자본적정성이 더 안정적이고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발행 공모채 2000억원 순상환…K-ICS 비율 200% 수준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제1회 무보증 후순위사채(공모채) 콜옵션 시점이 오는 11월28일 도래한다. 이는 발행액 2000억원 규모로 지난 2018년 내놓은 만기 10년물이다. 올해가 5년 조기상환 시점이 되는 해다.
미래에셋생명은 해당 채권을 차환하지 않고 순상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차환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상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새 회계제도 IFRS17에서 지급여력 지표인 K-ICS 비율이 기존의 RBC 비율보다 높게 나오고 있는 만큼 자본성증권에 대한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지급여력 비율은 지난해 RBC 비율이 179.6%였으며 올해 K-ICS 비율은 1분기가 218.4%, 2분기가 209.7%로 확인된다. 경과조치 적용은 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후순위채 2000억원을 상환하게 되면 K-ICS 비율은 2분기 지급여력 기준 10.2%p 하락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 미래에셋생명의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은 4조971억원이며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은 1조9536억원이다.
채권 상환액 만큼 가용자본이 줄어드는 셈인데, K-ICS 비율은 여전히 200% 수준으로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K-ICS 비율은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한다.
외형이 가장 큰 주요 생명보험사 다섯 곳의 상반기 평균 K-ICS 비율(경과조치 전 기준)은 193.7% 정도다. 구체적으로 △
삼성생명(032830) 223.5% △
한화생명(088350) 180.4% △교보생명 179.6% △신한라이프 214.3% △NH농협생명 170.6% 등이다.
남은 자본성증권 후순위채 한 건…우수한 자본력
다음 달 제1회 후순위사채 상환을 완료하면 미래에셋생명은 기발행 자본성증권이 제2회 후순위사채(공모채) 하나만 남는다. 이는 지난 2021년 4월 3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던 10년물이다. 조기상환 시점은 발행 후 5년 뒤로 아직 여유가 있다.
후순위사채 외에 신종자본증권은 발행하지 않았다. 전기 말 5000억원에 달했던 환매조건부채권(RP)도 올 상반기 모두 정리했다. RP는 지난해 금리상승 시기에 맞춰 유동성 부족에 단기 대응하고자 일시적으로 발행한 건이다.
(사진=미래에셋생명)
전기 말 9988억원이었던 차입부채 규모는 RP 상환으로 올 상반기 4989억원으로 줄었으며 후순위채 상환이 완료되면 3000억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자비용은 올 상반기 108억원이며 이 가운데 발행채권 이자가 103억원 정도다.
미래에셋생명은 그동안 자본성증권 발행을 최소화하면서 부채·자본 구조에서 채권에 대한 의존도 역시 낮은 모습을 보였다. 자본성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와 비교했을 때, 실질적인 자본적정성이 지표상의 것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생명의 자기자본(B/S)은 지난해 구 회계기준(IFRS4·IAS39)에서는 1조3556억원이었다가 올해(IFRS17·IFRS9)는 1분기 2조8762억원, 2분기 2조9426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IFRS17체계에서는 금리상승으로 인한 보험부채 평가액 감소, 보험계약마진(CSM) 효과, 퇴직연금자산 보유에 따른 안정적인 자산부채관리(ALM)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에 대해 "압도적인 자본비율과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근거로 두고 있다"라면서 "안정적인 ALM(자산부채종합관리) 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관련 손실은 제한적이다. 시장 변동이 이익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인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