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거점, 대형화 지점 전략을 통해 자산관리(WM)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특화지점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뉴스토마토>는 이들 지점장을 만나 해당 점포가 가진 특색, 전략이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한화투자증권 리더스라운지 강남지점은 PB(프라이빗 뱅커)들의 섹터별 분업화, 자체 유튜브 콘텐츠 제작 등으로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서초구 강남대로에서 만난 HFC강남프리미어 센터장 겸 리더스라운지 강남지점장인 임주혁 상무는 내년 증시 큰 변수로 미국 대통령 선거를 꼽았는데요. 현금 비중 확대와 방망이를 짧게 잡은 단기적 시각의 투자 전략을 추천했습니다.
임주혁 HFC강남프리미어 센터장 겸 리더스라운지 강남지점장 (사진=김한결 기자)
"트럼프 당선 가능성 커지면 주식 매도 전략 유효"
2024년 증시의 경우 현재 금리 상승으로 긴축적인 금융여건 효과가 올해 말과 내년 초에 나타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전약후강'을 기대합니다. 다만 변수가 큰 만큼 변동성도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내년 3분기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는데요. 대선 변수로 흐름이 바뀌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 미중 갈등 심화, 자국 이익주의 등으로 미국 외 글로벌 경기는 리스크를 맞이할 수 있는데요. 이 경우 주식 매도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대로 바이든 대통령 당선 확률이 높아지는 시점엔 시장은 랠리를 보일 수 있습니다.
금리 인하 시나리오도 주목해야 합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점도표 상 내년 3분기부터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만약 내년 2분기나 1분기로 금리 인하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시장은 폭락할 수 있습니다. 경기가 급속도로 안좋아져 강한 경기침체가 예상된다는 시그널이기 때문이죠.
여러가지 변수로 인해 내년에는 현금 확보 전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는 계속 하지만 기간은 단기로 투자하는 방법을 가져가야 하는 것이죠. 1~2개월의 단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며 악재가 나오면 늘 비중 축소를 생활화 해야할 정도로 위험관리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주목 섹터 '반도체'…"냉각 시스템 관련 기업에도 관심 가져야"
주목해야 할 섹터는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와 TSMC 실적 발표 내용을 보면 이구동성으로 업황 바닥론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노력이 최근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있죠. 대표적인 반도체 수요처인 PC도 교체 시기가 맞물리며 반등이 시작되는 모습인데요.
그동안은 가지고 있던 재고를 계속 싸게 팔았습니다. 반도체를 소비하는 회사들은 안정된 생산을 하려면 재고를 쌓아놔야 하죠. 현재 재고들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구매를 늘려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열을 식혀주는 냉각 시스템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일례로 최근 IDC센터(인터넷 데이터 센터)는 정보를 저장도 하지만 연산도 해야하기 때문에 더 많은 반도체, CPU(중앙처리장치)가 필요한데요. 그러다보니 대형화된 IDC센터에선 많은 전력이 사용됩니다. 반도체를 연산하는 전력과 냉각시키는 전력이 따로 들어가죠.
냉각 시스템과 관련된 기업으로 국내에는
GST(083450)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중엔 '쿨잇시스템즈'가 있는데요. 최근 세계 3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인수한 회사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반도체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유지 시스템으로도 산업이 확장되고 있는 점을 염두하며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도 필요합니다.
섹터별 전담 PB 배정…자체 유튜브 콘텐츠 제작 등 역량 강화
한화투자증권 강남 리더스라운지 회의실 화이트보드에 적힌 섹터별 정보 (사진=김한결 기자)
강남 리더스라운지는 작은 증권사를 표방합니다. PB들이 직접 기업 탐방을 가거나 IR(기업설명회)도 지점에서 직접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일 아침 회의는 20분 매크로(거시경제), 20분 섹터를 진행합니다. 어느정도 방향성을 정해주면 서로 발표하고 비판하는 토론문화를 토대로 임직원 역량이 크게 향상됐죠.
직원들의 통찰력을 키워주기 위한 일련의 훈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점 내 PB들은 각자 하나씩 담당 섹터를 가지고 있는데요. 담당 섹터는 3개월마다 교체합니다. 2~3년이 지나면 한 PB가 모든 섹터를 경험하는 것이죠. 또한 섹터 분업화로 개인 고객들이 특정 섹터에 대한 질문이나 요청이 오면 센터 내에서 해당 섹터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직접 연결하거나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전문성도 강화됐습니다.
자체 유튜브 방송 스튜디오를 지점 내 보유하면서 매일 라이브 시황과 격주로 섹터종목소개 코너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양질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부분에 더해 PB들은 유튜브 영상에 직접 참여하며 전문성에 대한 동기부여를 통해 단기간 역량 개발이 가능합니다. 즉, PB 역량 성장과 대고객 신뢰구축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이죠.
투자 내비게이터 'PB'…고객 성향 파악해 적합한 투자 전략 제공
고객 성향에 맞춘 전략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투자자들이 등산객이라면 PB들은 등산로를 사전답사해 어떤 등산로인지 먼저 파악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안전한 등산로를 원하는 고객, 다이나믹한 등산로를 원하는 고객에게 적합한 등산로를 안내해야 하죠.
등산로를 먼저 아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기후 변화, 즉 경제 시장의 변화입니다. 같은 등산로라도 날씨가 좋았을 때와 좋지 않을 때는 다른데요. 따라서 매크로 상황도 잘 파악해 어떤 날씨에 어떤 등산로로 등산을 하는게 가장 좋은지 추천해줘야 합니다.
증권사를 23년째 다니면서 수많은 금융 상품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데요. 기초가 없이는 파생되는 상품들에 대한 통찰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매크로(거시경제) 시장, 개별기업 시장 등 기본적인 부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금융 상품 투자, 세무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어렵죠.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