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지난해 국내 은행의 사회공헌활동 금액이 1조2000억원을 넘겼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부임 이후 '상생금융'에 힘이 실린 결과 보입니다.
은행권 사회공헌 규모는 2019년 이후 연간 1조원 이상을 유지하며 성장 추세를 지속 중인데요. 앞으로는 대가성 활동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프로스포츠 지원 활동은 금액 집계에서 제외하고 은행별 차별화된 공익활동을 '추가 활동'란에 소개키로 했습니다.
은행권 순익 19조원 중 사회공헌 6.5%
은행연합회는 30일 '2022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총 금액이 전년 대비 1763억원(16.6%) 증가한 1조2380억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은행 사회활동 보고서는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내용 및 성과를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공개하기 위해 은행연합회가 2006년분부터 매년 발간하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06년 첫 실적 집계 당시 3514억원이던 사회공헌 규모는 2019년 이후 연간 1조 원 이상을 유지하며 성장추세를 지속 중입니다. 또한 기부·자선 위주의 활동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한 활동 전반으로 외연을 확장하여 양적·질적 성장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난해 은행권 총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비중은 6.5%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권 당기순이익(대손준비금 반영 후) 18조9368억원을 사회공헌액 1조2380억원으로 나눈 값입니다. 사회공헌 비중은 2019년이 9.2%로 가장 높았는데, 2022년에는 사회공헌액이 1451억원 가량 더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이 6조원 이상 늘면서 비중은 다소 줄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인균 은행연합회 디지털·ESG·IT 본부장은 "사회공헌활동이 명확하게 정의돼있지 않아 집단별 단순 비교가 어려울뿐더러 규모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늘 고민하고 있다"며 "단순 비교는 어려워 공식적인 설명을 드릴 순 없지만 저희가 파악한 전경련 및 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국내기업은 3~4% 수준, 해외 기업은 1% 비중으로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가성' 활동 빼고 차별화 소개키로
이번 보고서에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에서 은행 사회공헌 현황에 대해 논의된 여러 개선사항을 중심으로 실적기준 재정비 및 양식 변경 등 개편 내용이 반영됐습니다. 지난 2021년 89페이지였던 분량은 153페이지로 대폭 늘었습니다. 이번 개편 내용은 크게 △세부 분야의 적정성 개선 △은행별 차별성 제고 △정성적 항목 공시 강화 등으로 나뉩니다.
우선 세부 분야의 적정성 개선을 위해 기존 6대 활동분야를 총 24개의 세부항목으로 분류해 각 항목에 대한 지원 및 활동 금액을 상세하게 공개했습니다. 또 각 항목별로 표준화된 집계 기준을 마련하고, 영리활동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는 활동은 6대 활동분야 실적 집계에서 제외함으로써 사회공헌활동 실적의 신뢰도를 제고했다는 설명입니다.
가령 주거래 약정 등 조건부 후원 활동이나 체육 분야의 경우 프로 스포츠 관련 활동은 제외하고 아마추어 스포츠 관련 활동만 포함했습니다. 대신 은행의 휴면예금 출연을 사회공헌활동에 포함했습니다. 휴면예금 출연은 법적 의무사항에 해당하지 않고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의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은행별 차별성 제고를 위해 표준화된 공통 기준에 의해 집계하기 어려운 개별 은행의 차별화된 공익 활동의 경우 새롭게 마련된 '추가 활동'란을 통해 설명토록 해 은행별 특수성이 드러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은행별로 사회공헌활동 관련 중장기 방향성을 고민하고 이를 '은행별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소개하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정성적 항목 공시 강화를 위해 정량적 항목 외에도 ‘상생금융 및 추가 활동’ 섹션을 추가해 정성적 항목을 보강했습니다. '공익연계 금융상품(상생금융 등) 및 서비스'에서는 각 행에서 현재 운영 중인 상생금융·금융교육·대체점포 운영현황과 관련 사이트·재단 정보 등을 일목요연하게 제공해 보고서 이용자가 이러한 정보를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도 높였습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이번 보고서 개편·발간을 계기로 은행 사회공헌활동 실적의 투명성 및 효용성이 제고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은행권의 다양한 사회적 책임 이행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은행들이 각 은행별 중장기 방향성에 따라 특색 있는 사회적 책임 이행 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민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회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은행연합회 이인균 본부장(좌)과 정해민 지속가능경영부장(우)이 30일 2022년 은행 사회공헌활동 현황을 설명 중이다. (사진=은행연합회)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