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 정당 지지율 등 정치 분야에서 '지지율'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대통령이든, 각 정당이든 어떠한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지지율이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지지율이 높으면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힘 있게 정책을 시행할 수 있고, 반면 지지율이 낮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좌초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개인적으로 한국프로야구 감독의 자리도 '지지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때의 지지율은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감독을 얼마나 응원하고 지지하느냐 여부입니다.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NC다이노스와 KT위즈의 경기에서 관객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플레이오프가 시작되어서 가을야구의 끝을 향해 가는 가운데 10개팀 중 단 1개팀만 감독을 교체했습니다. 롯데자이언츠가 그 주인공인데요. 롯데는 서튼 감독이 사퇴한 이후 김태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죠. 김태형 감독은 롯데팬들이 가장 원했던 감독이었습니다.
반면 기아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의 경우, 각종 커뮤니티에서 다수의 팬들은 그의 사퇴를 바라고 있습니다. 기아는 지난 시즌 5위 성적을 거두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올 시즌엔 6위로 가을야구 문턱에서 미끄러졌습니다. 기아팬들 사이에선 충분히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선수단이 구성됐지만 감독의 능력 부족으로 6위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야구감독에도 연차에 따른 지지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 시즌 2년차 이상을 맞이했던 감독은 KT위즈의 이강철 감독, SSG랜더스의 김원형 감독, 키움히어로즈의 홍원기 감독, 그리고 기아타이거즈의 김종국 감독이었습니다. 이 중 김원형, 홍원기 감독은 지난해 재계약에 성공했고, 이강철 감독은 올해 재계약이 진행됐습니다.
이외 나머지 팀 LG트윈스의 염경엽 감독, NC다이노스의 강인권 감독, 두산베어스의 이승엽 감독, 한화이글스의 최원호 감독, 삼성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은 올시즌이 계약한 이후 첫해입니다. 최원호, 박진만 감독의 경우 올시즌 팀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당장 다른 감독으로 교체하기에는 감독에 선임된지 1년밖에 안 됐다는 점이 무리가 있습니다.
각팀의 팬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감독 취임 1년차 때는 지지를 보내면 지켜보는 단계라면, 2년차 때는 얼마나 성적을 낼지 바라보는 단계입니다. 1년차에 이어 2년차 때도 성적이 좋지 못하다면 감독에 대한 팬들이 지지는 확 줄어들 수밖에 없죠. 김종국 감독이 바로 대표적인 예입니다.
대통령도 1년차 때와 2년차 때의 상황을 다르게 보듯이 야구감독도 똑같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얼마나 성적을 냈는지 따져보게 되는 것이죠. 올 시즌 하위권에 머문 팀들의 1년차 감독은 내년 성적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감독에 대한 팬들의 지지는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대통령과 각 정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도 이와 같습니다.
팬들의 지지가 높을수록 감독의 부담도 줄어듭니다. 부담이 줄어든다는 건 경기에서 펼칠 선수 기용과 전략에서 운용 폭의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