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 이사회가 ‘화물분리 매각’에 동의했습니다. 이로써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 기업결합을 심사하고 있는 가장 까다로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승인 문턱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화물사업 매각’에 안건에 대한 동의 여부를 놓고서 격론을 벌인 끝에 찬성 3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해당 안건을 가결 처리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 시작된 이사회가 나흘 만에 종지부를 찍은 것입니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현지시간 2일 EC에 해당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시정조치안에는, 아시아나가 ‘화물사업부’를 분리 매각과 매각을 하더라도 직원들의 고용이 유지되도록 지원하겠다는 아시아나와의 합의서 등이 담겨 있는데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화물분리 매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아시아나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이사회가 이날 열렸고 해당 안건에 대한 결의가 확정됐습니다.
대한항공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화물매각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경쟁환경 복원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시정조치 방안을 제안했으나, EC에서 모두 불수용하였으며 EC와 협의한 결과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화물사업 매각’을 시정조치안으로 제출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 합병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 논의 이사회가 열리는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주기가 되어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 5월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시 한~유럽 전 지역에서 화물 노선을 대한항공이 독점할 것이라며 해소 방안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시정조치안으로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EC는 화물 노선 말고도 유럽 주요 4개 여객 노선(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에서도 독점이 우려된다고 표명하여, 대한항공이 해당 노선의 운수권(운항 권리) 및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 횟수)를
티웨이항공(091810) 등 국내 항공사에 양도하는 방안을 EC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EC는 티웨이항공이 아시아나를 대체할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항공사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1994년 11월 6일 서울~LA를 오가는 첫 화물기를 띄우면서 화물기 시대를 열었습니다. 화물기 순위는 2018년 기준 16위로 20위권 안에 드는, 화물기 전문 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실제 2018년 전 세계 항공사별 화물 운송실적(국내선+국제선)을 보면 미국 페덱스가 735만5000톤을 실어 나르며 1위를 차지했고, UPS(유나이티드 파셀 서비스)가 491만2000톤으로 2위, 3위 에미리트(254만6000톤) 6위 대한항공(162만4000톤), 아시아나항공이 96만1000톤으로 16위에 자리했습니다.
대한항공은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을 결정한 아시아나에게 1500억원 이상의 즉각적인 자금 지원과 5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지원을 추진한다는 안건을 결의했습니다. EC는 이르면 연말께 양사 기업결합에 대한 최종 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1992년 6월15일 서울 강서구에 국제화물청사 준공식을 개최한 모습. (사진=아시아나항공)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