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이사진 5명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현재 진행 중인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해 유럽엽합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대한항공 시정조치안 제출 동의 여부 결정’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3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최종 가결됐습니다.
‘화물분리 매각’이 양사 합병 중대 분수령으로 떠오른 건 1년 가까이 양사 합병을 심사하고 있는 EC가 대한항공에게 합병 시 한국~유럽 전 지역을 오가는 화물 노선에서 대한항공이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소하는 것이 EC 승인을 이끌어내는 방안인 셈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부를 매각키로 하면서 EC 문턱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는 평가는 나오지만, EC의 승인이 나올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C는 한국~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중 4개 노선에서 독점도 우려하고 있어 대한항공이 해당 4개 노선에 대한 운수권(운항 권리)과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 횟수)을
티웨이항공(091810)에게 양도하는 방안을 시정조치안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매각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경쟁환경 복원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시정조치 방안을 제안했으나, EC에서 모두 불수용했으며, EC와 협의한 결과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화물사업 매각’을 시정조치안으로 제출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동의한 '화물분리 매각'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유럽 현지시간으로 2일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다만, EC의 우려가 컸던 화물 노선 독과점 경쟁 우려를 해소시킨 만큼 최종 심사결과는 늦어도 1월께는 나올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또 대한항공은 유럽 문턱을 넘는 동시에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승인을 받기 위해 투 트랙 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도 양사 합병을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법무부(DOJ)가 심사하고 있는데 DOJ는 두 항공사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합병 시 한국~미국 간 노선에서 여객 및 화물 경쟁을 해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어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대한항공이 제시해야 합니다.
대한항공 측은 “DOJ와 시정조치 방안 협의를 통해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고 일본 경쟁당국과는 시정조치안 협의가 완료되는대로 정식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초 심사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가 화물사업부를 매각키로 결정하면서 양사 합병 최대 고비를 넘겼다”면서 “EU가 승인을 내어주면 남은 국가로부터 승인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20일 인천공항전망대에서 바라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