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일동제약(249420)의 연구개발(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가 이달 1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최근 몇 년 사이 제약업계에서 수익성 개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자회사 출범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신약 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필요한 자금 조달이 용이하기 때문인데요.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노비아는 기존의 신약 프로젝트와 파이프라인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는 한편 투자 유치, 오픈이노베이션, 라이선스 아웃 등의 사업 전략을 병행 추진합니다.
일동제약그룹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R&D 자회사와의 차별점은 지주사인
일동홀딩스(000230)가 아닌 일동제약을 모회사로 두고, 일동제약의 연구개발 조직을 물적분할하는 것입니다.
앞서
대웅제약(069620)은 2020년 5월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인 아이엔테라퓨틱스를 설립해 만성 통증 질환, 난청, 근위축성측색경화증 등 난치성 신경계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21년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A투자에 이어 지난해 260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다만 초기 단계인 만큼 이익 창출력이 부족해 수익성은 저조한 상태입니다.지난 2021년과 지난해에 각각 30억, 21억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올해 3분기 대웅제약은 아이엔테라퓨틱스 등 자회사에서 전년 동기 대비 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제일약품(271980)도 같은 해 신약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했습니다. 2021년 시리즈A와 지난해 시리즈B를 통해 총 460억원 규모의 기관투지를 유치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과 자스타프라잔의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16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계약해 심화한 자본잠식 상태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P-CAB 계열 약물이 품목허가를 받으면 기술성평가 등을 거쳐 내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R&D 자회사 설립은 신약개발 비용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악재 발생시 주가 하락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자체적으로 신약 개발 재원을 마련하기 힘든 경우 자회사 설립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델에서 성공 사례가 많이 나온다면 R&D 부분 분사는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자회사가 수익성 고전을 겪고 있고, 투자 단계에 있는 사업이 가시화돼 수익성 개선까지 이뤄지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동아에스티(170900)는 2019년 대사질환 신약 개발을 위해 자회사 큐오라클을 설립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외부 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으면서 1년여 만에 흡수합병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R&D 전담 자회사 설립은 R&D 자산에만 집중된 투자를 받아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고 리스크가 적은 효율적인 전략"이라면서 "성장한 자회사가 기업공개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신약을 출시하는 R&D 선순환 체계 구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