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 이사회가 대한항공(003490)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화물사업부 매각을 승인하면서 중대 고비를 넘겼습니다. 다만 이사회 결정이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여진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일단 EU 집행위원회(EC)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인 독점을 해소할 방안을 대한항공이 제시한 만큼 9부 능선은 넘긴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입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시아나 이사회 결정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이사회의 결정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아니라 '강박'에 의한 결정이라는 이유에서인데요. 이 의원은 "산업은행과 채권단이 아시아나에 보낸 공개 발언,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의 답변 등은 이사회의 자율적인 결정을 방해하고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법상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될 수 있다는 설명인데요. 실제 1980년대 정부의 중화학공업 투자조정정책 시행으로 현대그룹은 현대양행을 정부에 넘겨야만 했습니다. 대법원은 현대그룹 측 손을 들어 "강박에 의한 이사회 결정은 무효"로 판결했습니다.
이용우 의원실 관계자는 "조종사 출신인 진광호 아시아나 전무가 이사회 전날 사임한 점, 사외이사인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의 이해관계 충돌 여부 등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사회 결정에 대해 아시아나 관계자는 "로펌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일단 절차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향후 매각은 대한항공이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업계에서는 EC가 그동안 제기해 온 ‘유럽 화물 노선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C가 내린 시정조치 대부분을 대한항공이 관철시켰다는 겁니다. 대한항공은 EC로부터 늦어도 내년 1월 말까지 심사 승인을 받는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입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정 조치안에는 EC가 내린 시정조치 대부분에 대한 개선안을 담았다"며 "아시아나 화물 매각과 관련해 저비용항공사(LCC)로부터 의향서도 받은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화물매각 주체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의향서는 받아 전달했다는 설명입니다. 거론되고 있는 화물사업 인수 후보는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입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대한항공의 의지가 워낙 강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EC 요구사항에 시정조치를 내놨듯 앞으로 미국, 일본 등 경쟁당국에 맞는 개선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