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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만들어 내는 변화와 무리수
입력 : 2023-11-07 오전 11:27:22
2023 하반기 재·보궐선거일인 11일 서울 강서구 마곡실내배드민턴장에 설치된 개표소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개표 사무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은 48.7%였습니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강서구의 투표율인 51.7%에 못 미치는 투표율이지만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입니다.
 
일부 국가들에서 투표율이 낮아지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는데, 이는 투표의 효능감과 만족감을 정치권이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2010년 이후 투표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이 정치권에 거는 기대감이 높다는 거겠죠.
 
때문에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현재의 민심을 확인할 좋은 기회였습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17.15% 앞섰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일 수도,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일 수도 있는 결과죠.
 
기초단체장 선거가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은 건 여론조사로 드러나는 민심의 추이가 아니라, 정확한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여당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내년 4월 총선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그 결과 대통령부터 여당 지도부까지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변화의 결과에 대한 평가에 앞서, 선거가 만들어 낸 변화는 주목할 만합니다. 이념만 외치던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이 옳다'라며 민생을 우선에 두겠다고 밝혔고, 집권 여당은 임명직 당직자를 전원 교체하고 혁신위원장에 호남 출신이라고 할 수 있는 푸른 눈의 인요한 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이후 정부·여당은 일명 메가톤급 정책 이슈들을 꺼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의대 정원 확대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라는 '메가시티' 구상에 이어, 공매도 금지 방안이 발표됐습니다.
 
서로 헐뜯기에 혈안이 됐던 정치권에 정책이 등장했으며, 정책 이슈가 정치권에 새로운 논의의 장을 만들어 냈습니다. 선거의 긍정적 역할이 발휘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정책이 무리수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특히 김포의 서울 편입이 가장 큰 논란인데요. 여당 내에서도 김태흠 충남지사가 "서울이 아닌 지방 메가시티가 먼저"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야당에서는 김포 서울 편입과 정부의 공매도 금지를 겨냥해 정략적인 공수표들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선거만을 바라보는 정책 제안이라는 시선입니다.
 
이번에 정부·여당이 던진 메가톤급 정책은 내년 4월 총선에서 다시 심판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해당 정책들에 대해 국민들이 직접 판단하고 투표하게 될 겁니다. 비록 무리수일지라도, 적어도 선거 때마다 마주하게 되는 작은 변화의 노력들이 모여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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