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국내 철강 수요가 내년에도 부진할 거란 예측이 나왔습니다. 전방 산업인 건설업황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데다 올해 회복세를 보인 자동차 시황 개선 속도가 둔화되는 데 따른 영향입니다.
한국철강협회가 7일 개최한 '2024 철강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추지미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은 '국내 철강 수급 전망'을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내년 국내 경제는 올해보다 소폭 개선된 2.2% 성장이 예상되는데요.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의 내년 철강 수요가 5340만톤(t)으로 올해보다 1% 내외 미미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통상적으로 세계 경제가 1% 성장할 때 철강 수요는 1.6%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철강 수요가 경제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봉형강류는 제조업 설비 투자 및 정부의 공공 프로젝트 확대에 따른 실수요 개선으로 1%대 증가가 예상되는데요. 판재류는 조선 업황 개선에도 자동차 산업 둔화에 따른 냉연, 아연 수요 위축으로 1% 내외에 그친다는 분석입니다.
전방산업 전망을 살펴보면 건설업의 경우 올해 건설투자가 1.5% 증가한데 반해 내년에는 1.3% 증가에 그쳐 올해보다 부진할 전망입니다.
자동차의 경우 올해 5년 만에 생산이 400만대를 상회했는데요. 글로벌 판매 둔화로 내년 자동차 생산은 증가폭이 둔화될 전망입니다.
조선과 가전 분야는 업황이 개선될 전망입니다. 조선의 경우 LNG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에서 양호한 수주와 건조가 예상되고, 가전 분야는 점진적 수요 개선으로 내년 생산지수가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국내 철강 시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공급과잉'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점쳐졌습니다. 중국 내 철강 생산은 줄었지만 재고가 쌓여 있어 철강 가격이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중국 내수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철강 수출을 예년보다 크게 늘리다보니 아시아 지역의 철강 경기 회복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중국 내수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 중국의 철강 수출이 공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내년에도 6000~7000만톤의 수출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내수가 얼마나 회복될 지가 관건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중국이 수출을 늘리더라도 신흥국 수요가 증가할 경우 철강 가격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 연구위원은 "동남아 쪽 수요가 견조할 경우 아시아 역내 철강 가격이 안정화되고 국내 철강 수입 축소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추지미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이 7일 열린 '2024 철강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