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중국의 건설업 생산이 10% 줄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도 0.4%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한국·중국·제3국으로 이어지는 국제분업 관계가 약화된 가운데 중국 추격과 중간재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위험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8일 '중국 건설업 위축의 영향과 중장기 무역구조 변화의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건설업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출 및 투자시장 다변화 등을 통한 위험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KDI 측은 "동남아, 인도, 중동, 동유럽 등을 개척해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도 투자에서 소비로 수요를 전환하는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중국 내 소비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원의 이 같은 분석은 최근 중국 부동산 건설업체의 재무건정성 악화에 기인합니다. 중국 주택가격은 2021년 7월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 2019년 초 수준까지 추락했습니다. 부동산투자도 2022년에 이어 10%가량 감소했습니다.
중국이 과잉 투자 양상을 보여온 것도 우려 요인 중 하나입니다. 2021년 기준 중국의 GDP 대비 투자 비중은 43.1%로 전 세계 평균인 27.1%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민간부채도 급증해 작년 기준 GDP 대비 219.5%까지 늘었습니다.
정규철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부동산투자 증가세를 억제하는 정책을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헝다, 비구이위안 등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 문제도 나타났다"며 "금융시장에서는 불안이 가시화되지 않았으나 실물투자는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중국 건설업 위축의 영향과 중장기 무역구조 변화의 시사점'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사진은 브리핑하는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 (사진=한국개발연구원)
KDI는 중국 건설업생산이 외생적으로 10% 감소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건설자재 생산 및 운송과 밀접한 화학산업, 광업, 해운업, 비금속광물 및 금속제품 제조업에서 중국 건설업 위축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GDP 중 건설업이 직접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7.5%입니다. 건설업이 10% 줄면 GDP가 0.75% 줄어들 것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러나 건설업생산 과정에서 투입되는 중간재생산도 함께 감소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중국 GDP가 2.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경제도 중국 건설업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 수출 감소의 영향을 받습니다. 연구원은 거시경제 파급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중국 건설업생산이 10% 줄면, 한국 GDP는 0.4%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정규철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수출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며 "흔히 얘기하는 경제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망한 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력을 쌓아갈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완화해야 한다"며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고 기술발전, 인적 자본 축적 등을 위해 교육제도도 개편하는 등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중국 건설업 위축의 영향과 중장기 무역구조 변화의 시사점'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사진은 부산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