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국내상사들이 중계무역에서 벗어나 '종합사업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3분기 실적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변신을 이어가고 있는 SK네트웍스(001740)는 렌털 사업 수익 창출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LX인터내셔널(001120)은 원자재 가격과 물류 운임이 하락한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SK네트웍스는 3분기 매출액 2조2830억원, 영업이익 548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6% 증가한 수치입니다. 렌털 사업의 수익 창출과 호텔 사업 호조가 실적 향상을 견인했습니다.
렌털 사업의 경우 SK매직이 누적 렌털 계정 수가 259만개를 돌파하며 매출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SK렌터카는 제주 관광객 수 감소로 단기 렌탈 매출이 감소했지만 온라인 판매 채널의 성공적인 안착과 렌털 상품 다변화로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또 중고차 해외 수출 활성화를 바탕으로 견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워커힐은 해외 관광객 증가로 전시, 컨벤션 및 카지노 고객이 증가했습니다. 공항 라운지 및 환승호텔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정보통신 사업에서는 단말기 판매가 소폭 줄었으나 물류센터 운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로 수익을 유지했습니다. SK네트웍스서비스는 네트워크 망 유지보수 연계 사업을 확대했습니다. 민팃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인정보 삭제 기능을 바탕으로 전국 5600여개 중고폰 매입 ATM에서 중고폰 거래 활성화를 주도했습니다.
SK네트웍스는 사업형 투자회사로서 유망 사업 영역 투자도 집행했는데요. 상반기 AI 기반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 기업 ‘휴메인’과 AI 스마트팜 솔루션 스타트업 ‘소스.ag’에 투자한데 이어 3분기에는 데이터 관리 선도 기업인 ‘엔코아’를 인수키로 하고 지난 10월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전날 LX인터내셔널도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3분기 매출액이 3조7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2.3%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은 636억원으로 전년 대비 76.7% 줄었습니다.
원자재 가격 약세로 자원 부문 매출이 줄어들었고 해상 및 항공 운임 하락으로 물류 부문도 외형이 크게 감소했는데요. 특히 호주산 유연탄 가격이 빠르게 하락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저열량탄 가격도 약세를 나타내면서 자원 부문 이익이 3억원을 기록하며 급감했습니다.
다만 LX인터내셔널은 이날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있는 AKP광산의 지분 60%를 1330억원에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하는 안건을 승인했습니다. AKP광산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니켈이 다량 매장된 광산인데요. 원광 기준 매장량은 약 5140만톤, 검증된 가채광량은 약 3600만톤으로 전기차 700만대분에 해당하는 분량입니다. 니켈 자산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자원 사업의 주력을 석탄에서 니켈 등 2차전지 핵심 광물로 전환한다는 방침입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LX인터내셔널이 광산 운영권 및 생산 물량에 대한 장기구매계약 권한을 확보했다"며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전사적인 기여도는 크지 않지만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가치사슬)으로의 진입이 공식화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부산항에 입항하는 컨테이너선(사진=뉴시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