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액화석유가스(LPG) 셀프 충전소는 없지?
이전에 LPG차를 몰면서 들었던 생각입니다. 셀프 주유소는 넘쳐나는데 정작 LPG차 운전자들은 스스로 충전할 수 없습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인데요.
경기 과천시에 위치한 E1의 LPG 복합 수소충전소.(사진=E1)
2010년 이후 LPG차량 등록대수는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기·수소차로의 전환,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LPG충전소의 경영환경 악화되면서 휴·폐업하는 충전소는 증가하고 있죠.
LPG충전소는 셀프충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어 영업비용 절감 등을 통한 회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LPG 셀프충전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2021년 12월부터 LPG충전소 셀프충전 시범사업이 시작돼 다음달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시법사업 종료가 임박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방향성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는 내년 수소충전소 셀프충전을 허용했습니다. 수소차 셀프충전 허용은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수소차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충전사업자의 운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됐습니다.
LPG 셀프충전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국회에서도 나섰습니다. 홍정민 의원 등 10인은 지난 9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는데요.
LPG충전소 셀프충전이 가능하도록 법률을 개정하고 기존 운영되는 LPG충전소가 미래 융·복합충전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친환경연료 충전설비 설치에 대한 지원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 골자입니다.
LPG충전소는 넓은 사업부지, 고압가스 취급 노하우, 주민 수용성 등 향후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최적의 장소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휴·폐업으로 LPG충전소가 소멸되면 도심 내 수소충전소 부지확보 등 향후 수소충전인프라 구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죠. LPG 셀프충전이 도입되면 소비자가격 인하효과도 기대됩니다.
휘발유, 전기차, 수소차 모두 셀프충전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LPG 셀프충전 역시 정부의 속도감 있는 정책 결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