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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2·3세는 다르다"…제약업계에 부는 인력감축 칼바람
입력 : 2023-11-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근속 연수가 높고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으로 정평난 제약업계에서 인력 감축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오너 2·3세가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경영 효율화와 성과 중심으로 조직 문화가 변화하고, 다수 제약사가 내수 시장과 제네릭 대신 글로벌 신약개발로 선회하면서 인적 쇄신 강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006280)는 최근 전체 조직의 10% 이상을 감축하고 상시 퇴직제도 시행에 나섰습니다. 상시퇴직 제도는 희망퇴직 형태로 이뤄지며 20년 이상 재직자는 1년 치 급여를, 20년차 미만일 경우 6개월 치 급여를 줍니다. 국내 제약사들은 그간 인력감축에 보수적이였는데, 더군다나 상위 제약사인 녹십자의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평입니다. 녹십자가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부진한 실적과 함께 저성과자에 대한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동제약(249420)도 올해 5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임원을 20% 이상 감원하고 차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상반기에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100여명이 퇴사했으며, 회사는 지난 2분기 희망퇴직위로금 96억31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신약개발로 체질개선을 하기 위해 무리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성과가 따르지 못했던 원인이 컸습니다. 
 
국내 산업 가운데 업력이 긴 제약산업은 현재 중대 기로에 섰습니다. 더 이상 제네릭과 내수 위주의 사업구조로선 성장할 수 없고, 신약개발을 통해서만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일동제약처럼 연구개발(R&D) 비용과 인력은 늘리는 대신 영업, 생산, 관리 부문에서는 감축을 진행하는 이원화된 방식의 구조조정이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제약사에서는 영업 부문의 비중이 큰 만큼 감축 바람도 매섭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경동제약(011040)은 영업인력을 대거 줄이고 영업 및 마케팅 대행업체(CSO)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자사 일반의약품(OTC) 판매를 사내 영업사원에게 맡기는 대신 판매 대행 체계로 바꾸고 이후 CSO로 넘긴 것인데요. 유유제약(000220) 역시 자사 영업팀 가운데 종합병원 영업팀만 남기고 CSO 체계로 전환했습니다.
 
현재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같은 경우 영업사원을 통한 구매 대신 온라인으로 판매 루트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약국 중심에서 유통 채널이 다각화되고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가 바뀌면서 영업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줄이기는 가속화될 것이란 게 중론입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성장을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보니 인적 구조 측면에서 예전처럼 '어려워도 같이 간다'라는 분위기는 많이 퇴색됐다"면서 "특히 대부분의 오너 2,3세는 새로운 사업과 변화·개선을 추진하면서 창업주 세대와 다르게 필요하면 구조조정도 적극적으로 단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습니다. 
 
GC녹십자 연구개발 모습. (사진=녹십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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