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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국회통과…노동계 “거부하면 정권심판”
양대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열어
입력 : 2023-11-10 오후 4:42:57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겼지만,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전망되면서 노동계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계는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는 노란봉투법이 하루 빨리 시행돼야 한다며 거부권 행사 시 정권심판 등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여당은 이미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밝혀 윤 대통령이 양곡법과 간호법에 이어 세 번째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법안이 국회로 다시 돌아오면 가결되기 위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노란봉투법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됩니다.
 
이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11일 서울 통일로와 여의대로에서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노란봉투법 즉각 공포·시행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 대통령 퇴진운동 등 강도 높은 투쟁도 예고했습니다. 13일에는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와 함께 양대 노총이 기자회견을 개최해 법안의 조속한 공포를 요구할 계획입니다.
 
민주노총과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윤석열정권 퇴진 노동자·민중 전국대행진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노조법 2조와 3조 개정안으로, 사용자와 노동자 범위를 확대해 하청노동자들이 원청과 실질적으로 교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쟁의행위 범위를 넓혀 파업에 대한 사용자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가압류 등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쌍용차 파업 노동자들에 대해 4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고,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노란봉투에 담아 전달한 데서 ‘노란봉투법’이란 이름이 유래됐습니다. 노동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노조법 개정안은 19대,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노란봉투법, 이미 정당성 확인”
 
민주노총 측은 “노동자 권리 보장과 거리가 멀었던 노조법이 제자리를 찾기까지 20년이 걸렸다”며 “그동안 노동자들은 원청과 교섭할 수 없어 기나긴 소송을 하고, 투쟁 이후 손배가압류 압박 속에서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정부는 반복된 국제사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ILO(국제노동기구) 탈퇴를 운운하며 거부권 행사를 법안 논의가 되기 전부터 예고해왔다”며 “노조법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회 입법권을 존중해서 노조법 개정안을 즉각 공포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한국노총도 성명을 통해 정부와 여당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요청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국노총은 “지난 6월 개별 조합원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책임범위가 헌법상 노동자들에게 보장된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결이 나왔다”며 “이미 법원이 노조법 2·3조 개정안의 정당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은 불법 파업을 조장한다며 노조법 개정안을 폄훼하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국제노동기준에도 부합하고 입법부와 사법부 뜻이기도 한 노조법 개정을 수용해 즉각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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