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셀트리온 그룹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이 13일 종료되는 가운데 마지막 문턱이었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 가격을 웃돌며 합병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이에 따라 주식매수청구 행사 규모가 크지 않고, 호실적과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등이 맞물리며 합병이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셀트리온(068270)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종가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0.25%, 0.45% 하락한 15만6800원, 6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양사의 주가는 주식매수청구 가격을 웃돌았는데요. 주식매수청구 가격은 셀트리온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7251원입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발표 당시 양사 주가 모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에 미치지 못해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주가도 근 3년간 지지부진했죠.
이 때문에 주주들은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차익을 얻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판단할 공산이 컸는데요. 특히 국민연금공단이 지난달 23일 임시주주총회에 상정된 합병 안건에 대해 기권하면서 향후 보유한 모든 주식에 대해 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1조6405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감도 높았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를 인식한 듯 전면에 나서 합병 이후 비전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주주들의 요청 사항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서 회장과 기우성 부회장, 신민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합병을 위한 전방위적 대응 전략을 펼쳤고, 주식매수청구 행사가 1조원이 넘는 상황에 대비한 자금 조달 방안 마련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습니다.
임시주주총회 당일 공교롭게 램시마SC(짐펜트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으로 판매 허가를 받으며 셀트리온그룹 가치 평가에서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했는데요. 병원에서 처방을 받은 뒤 자가 투여가 가능해 치료 편의는 높이고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습니다. 특허 확보를 통해서 2040년까지 신약이라는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이후 셀트리온 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올해 3분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면서 합병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양사는 주가 하락 방어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 나섰는데요. 양사가 올해 신고한 총 자사주 매입 결정 규모는 약 1조2500억원에 달합니다. 지난 6일부터 시행된 정부의 공매도 한시적 전면 금지 역시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증권가에서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과 주가 차이가 좁혀지면서 합병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대비 높아 큰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합병 성공 가능성은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수 다올증권 연구원은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 대비 높은 현재 주가를 고려했을 때 합병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날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받은 뒤 12월29일 합병 법인을 출범하고, 내년 1월12일 신주 상장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달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