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얼어붙은 경기의 여파로 취업 문턱이 낮은 방문판매원 수가 9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판매 수당은 1년에 50만원도 받지 못하는 판매원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공개한 '2022년도 후원방문판매업자 주요정보'를 보면, 지난해 후원방문판매 사업자는 직전년도 보다 2.2% 증가한 5594개로 조사됐습니다. 방문판매원 수도 91만3045명으로 직전년도 85만3128명에서 1년 사이 7.0% 늘었습니다.
반면 총매출액은 2조8324억원으로 전년 2조9938억원 대비 5.4% 줄었습니다. 증가하는 판매업자와 반대로 매출액은 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3조3417억원이었던 매출액은 매년 약 850억원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후원수당 지급총액도 7243억원으로 전년 7547억원보다 4.0% 줄었습니다. 1인당 받는 연평균 후원수당도 133만9468원에서 129만2029원으로 3.5% 감소했습니다.
후원수당 지급분포를 보면 후원수당을 받은 판매원 56만553명 중 대다수인 38만5236명(68.7%)이 연 50만원 미만의 수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3000만원 이상을 받은 판매원은 2363명(0.4%), 1억원 이상을 받은 판매원은 136명으로 전체의 0.02%에 불과했습니다.
편유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 특수거래정책과장은 "판매원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업계 1위인 리만코리아 쪽에서 대리점·판매원 수를 늘린 것이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수치로만 보면 판매원당 수익이 좀 많이 감소한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리만코리아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웨이 등을 제치고 업계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본사 및 대리점 수는 3957개로 4000개에 달했습니다. 업계 평균 매출은 9.01% 줄었지만, 리만코리아는 8051억원으로 유일하게 전년 대비 12.53% 늘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공개한 '2022년도 후원방문판매업자 주요정보'를 보면, 지난해 후원방문판매업자는 직전년도 보다 2.2% 증가한 5594개로 집계됐습니다.
수당이 매년 감소함에도 방문판매원이 늘어나는 현상은 치솟는 소비자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질임금 실정에 기인합니다. 경제활동 참여 희망자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특수한 형태의 일자리로 뛰어들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후원방문판매의 특징은 인력이 많이 필요한 업종이라는 것"이라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접근하기 쉬울뿐더러 특별한 자격이나 조건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경제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업모델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방문판매업 특수형태근로종사자형태는 근로자 성격에 자영업자 성격을 더한 것"이라며 "노동환경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생각했던 1대1 고용관계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앞으로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변화하는 고용 형태에 따라 고용당국에서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공개한 '2022년도 후원방문판매업자 주요정보'를 보면, 지난해 후원방문판매 사업자는 직전년도 보다 2.2% 증가한 5594개로 조사됐습니다. 사진은 현관문 들어가는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