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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가입자 성장률 0%…현실화된 '코드커팅'
OTT 영향력 커지고 1인가구 증가…한국도 코드커팅 가속화 우려
입력 : 2023-11-15 오후 3:51:04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율이 0%대로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넷(IP)TV가 선전하고 있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공세 속에서 종합유선방송(SO), 위성방송 가입자는 빠르게 줄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이른바 '코드커팅(Cord-cutting)'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5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4만7495명으로, 작년 하반기 3624만8397명 대비 0.27%(9만9098명) 증가했습니다. 전체 가입자 수는 늘었지만 증가 수는 9만명 대로, 작년 하반기 24만명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반기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율은 작년 하반기 0.67%로, 처음 1%를 밑돌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0.27%로 하락했습니다. 그나마 IPTV 가입자가 1%대 증가율을 유지하는 중이고, SO와 위성방송 가입자는 수년째 감소하고 있습니다. IPTV 가입자 증가율도 2021년까지 3~4%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1%대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유료방송 시장의 포화로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OTT 가입자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OTT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한국에서도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코드커팅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 수 증가율이 작년 하반기에 이어 0%대에 머물렀다. (사진=게티이미지)
 
미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코드커팅으로 유료방송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올해 1분기 미국의 코드커터 비중은 30%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OTT의 영향력 확대로 이 같은 흐름은 더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코드커터 비중은 4.1% 수준으로, 낮은 유료방송 요금과 인터넷 결합 상품 판매 덕분에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다만 이마저도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결혼율이 떨어지고 1인 가구가 늘고 있는데, 1인 가구의 경우 결합 상품 구매 수요가 낮기 때문입니다. 1인 가구 증가는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에서 유료방송 가입 경험이 아예 없는 '코드네버(Cord-never)'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곽동균 KISDI 연구위원은 지난 9월 글로벌 미디어 시장전망 컨퍼런스에서 "결혼율이 낮아지는 것은 결합상품 구조에 의존하는 유료방송에 장기적 전망이 밝지 않다"라며 "코드네버가 주류가 되거나 코드커팅이 다수가 되는 시점에서는 기존 산업구조로는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은 유료방송과 OTT를 동시에 보는 이용자가 많지만 가입자 증가폭 감소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라며 "미디어 환경은 바뀌는데 유료방송에는 여전히 오래된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이를 완화해 OTT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심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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