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재차 꿈틀대고 있습니다. 특히 출마설이 돌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연관된 테마주들이 급등세를 보였는데요. 정치 테마주의 경우 주가 변동성이 큰 만큼 각별한 투자 주의가 필요합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명 '한동훈 테마주'로 알려진
디티앤씨(187220)는 30.00% 오른 6500원으로 상한가에 마감했습니다. 디티앤씨는 앞서 20일에도 상한가로 장을 마쳤죠.
디티앤씨알오(383930)도 20일 장중 상한가를 터치하는 등 크게 상승했는데요. 21일엔 전일과 동일한 6690원에 마감했습니다. 두 종목과 같이 한동훈 테마주로 묶인
핑거(163730) 역시 17일(26.29%), 20일(9.21%) 올랐습니다. 한 장관은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유력합니다.
해당 종목들이 한동훈 테마주로 떠오른 이유는 사외이사와 한동훈 장관의 연관성 때문입니다. 디티앤씨알오의 이성규 사외이사는 현재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인데요. 한 장관과 함께 1997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 동문이기도 하죠. 핑거의 사외이사 김철수 변호사는 1995년에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해 대학 선배로 알려졌습니다.
정치 테마주는 대부분 인맥으로 형성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사외이사의 학연으로 테마주가 되는 것이죠. 한 정치인과 인맥 네트워크가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주가는 급등하고 단기 수급이 집중됩니다. 지난 20일 디티앤씨알오와 핑거의 거래량은 각각 896만3033주, 730만114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습니다.
주가 변동성 예측이 어려운 정치 테마주는 내년 4월 총선 전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치 테마주를 두고 등장하는 가짜뉴스도 주의해야 합니다. 지난 2016년
부산주공(005030),
파인디앤씨(049120),
에쓰씨엔지니어링(023960) 등 종목들은 반기문 테마주라고 불리며 연일 상한가를 기록,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대선 주자로 꼽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해당 종목들에 투자한 파인아시아자산운용의 반기로 대표가 친인척 관계라는 이야기가 돌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반 대표가 반 전 총장과 친척이 아니라고 밝히자 이내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뜬소문에도 주가가 쉽게 반응하는 '짝퉁 정치 테마주' 사례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4월 총선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시기가 도래했다"며 "보통 선거를 앞두고 정치 테마주들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황 연구원은 "상승한 주가가 유지되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없다"며 "일시적으로 주가 상승이 급격하게 나타나지만 결국 다 무너지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대단히 크고 투자 손실의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 투자자들은 가급적 보수적인 관점에서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 수성구 대구스마일센터 방문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