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연말 금융감독원 정기인사가 빨라지면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총선 출마설에 관심이 쏠립니다. 인사를 빠르게 마무리한 후 선거를 준비할 것이라는 시각인데요. 일각에선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감원 연말 정기인사는 이르면 이번주에서 다음달 초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상 이뤄지는 인사 시기보다 빨라진 것인데요. 앞서 지난 10월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원회의에서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 50일 안에 인사를 단행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이 원장이 직접 국장급 인사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장급 인사는 주요 보직을 제외하곤 부원장 선에서 이뤄지지만 이번엔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통 국장급 인사는 12월 말쯤 하는데 이번 인사가 빠른 것은 맞다"며 "국장급 인사를 원장이 하나하나 보고 있다는 말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빨라진 인사 시계와 세심한 국장급 인사 등으로 이복현 원장의 총선 출마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금감원 인사를 빠르게 마무리 하고 총선을 준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내년 4월에 치뤄질 총선을 앞두고 늦어도 12월말까진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보통 지금쯤 많이 총선 출마 선언을 한다"며 "총선에 나가려는 후보들은 (늦어도) 12월 중순까지는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습니다.
이 원장은 최근까지 총선 출마에 대해선 단호히 선을 그었습니다. 지난 9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내년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전혀 없다"며 "정치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도 총선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이 원장은 "여러차례 말씀드렸지만 지금 하는 업무가 있다"며 "연말까지나 내년까지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서 제 역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다시금 출마를 부인했습니다.
총선 뿐 아니라 정치권과 거리두기에도 나섰습니다. 금융당국이 지난 6일부터 내년 상반기 까지 국내 증시 공매도 금지를 결정한 것에 대해 총선용 표심잡기 정책이라는 비판이 있었는데요. 이 원장은 "선진적 공매도 제도 도입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자꾸 정치권 이야기를 하는데 공매도 금지는 법이 정한 요건에 따라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시장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윤석열 사단 막내'로 알려진 이 원장의 정치권 입성에 대한 관심은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은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를 방문, '불법 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를 주재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금감원을 방문한 것은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처음인데요. 대통령이 금감원에 직접 와서 간담회를 참석한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통령의 금감원 방문으로 이 원장의 정치적 입지가 강화됐다는 해석인데요. 정치권 관계자는 "원장 본인이 출마를 안한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한편으로는 위에서 출마를 시키려고 하지 않냐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선 총선 출마가 아닌 대통령실로 이동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대통령실도 개편을 앞두고 있는데요. 윤 대통령의 신임을 얻고 있는 만큼 대통령실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