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 수원·화성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를 운행 중인 경진버스 노조가 출퇴근길 기습 파업에 이어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잇단 버스 파업에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2일 수원역 한 버스정류장에 경진여객 버스 파업을 알리는 게시글이 붙어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광역버스 170대 파업…시민 출퇴근길 불편
2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부 경진여객지회는 이날 오전 4시30분 출발하는 첫차부터 노선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노조 측은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6일 경기도와 경진여객 사측에게 노사정 대화를 진행하자는 요구가 담긴 공문을 전달했습니다. 공문에는 임금 6% 인상, 배차 시간 조정, 징계기준 변경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고, 노조는 곧바로 버스운행을 멈췄습니다.
경진여객 노조 파업으로 수원역과 사당역을 오가는 7770번 버스와 고색역과 강남역을 운행하는 3000번 버스. 서수원과 사당역을 잇는 7800번 버스 등 14개 노선 170여대 광역버스가 운행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이에 수원시는 출퇴근 시간에 맞춰 전세버스 50대를 투입해 7770번, 7780번, 7800번 3개 노선을 운영해 비상수송에 나섰습니다.
시민들의 불편도 컸습니다. 수원역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는 '경진여객 광역버스 총파업, 22일 전노선 미운행'이라는 문구가 나왔고, 시민들은 기약 없이 버스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출근을 위해 평소보다 30분 이상 일찍 집을 나선 시민도 있었고, 지하철역 인근 시민들은 잇단 파업에 익숙한 듯 지하철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김정수(28)씨는 "평소 7시30분 정각에 집에서 나와 버스를 타는데, 오늘은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일찍 나왔다"면서 "아침은 좀 일찍 나와서 간다고 해도 퇴근은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노조 "임금인상, 배차시간 조정 필수"
파업이 장기화할수록 시민들의 불편은 더 크게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진여객 노조는 지난 4월부터 사측과 임금인상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양측의 입장차로 9차례 단체교섭과 두 차례 경기지노위 조정이 결렬됐습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무기한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오늘부터 총파업으로 전환했습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수원역 앞 광장에서 조합원 등 500여명과 함께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우리는 일부 노선에 대해 현실에 맞는 운행 시간을 달라고 10분, 20분 정도 더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사측이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면서 "운행시간이 3시간에서 3시간 반 걸리는 강남역을 운행하는 노선에 고작 10분 더 달라고 한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측은 노동자들의 절박한 투쟁 속에서도 교통사고를 야기한 3명을 권고사직하겠다고 통보했다"면서 "이런 행위는 노조 탄압을 하겠다는 말이자 우리를 겁박하고 분열을 유도해 이익을 추구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버스본부 경기지부 경진여객운수지회가 22일 수원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임금인상과 배차시간표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