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최대 고객사인 국민연금을 놓치지 않기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국민연금은 내년 상반기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를 축소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내주식 140조원 이상을 운용하는 초대형 고객을 놓친다면 증권사 수수료 수익 감소는 불가피한데요. 증권사 리서치는 국민연금을 잡기 위해 불철주야 업무에 매진 중이라는 전언입니다.
2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국민연금 국내주식 일반거래 증권사 수는 총 43개입니다. 1분기 말 39개에서 4개 증권사가 추가됐는데요. 신한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등이 신규 증권사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민연금은 각 증권사에 내년 상반기 국내주식 일반거래 증권사 수를 36개에서 26개로 축소할 계획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등급별로 보면 1등급 8개, 2등급 12개, 3등급 16개에서 각각 6개, 8개, 12개로 줄이는 것이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명확히 증권사가 몇 개 감소할 예정이라는 공식적인 내용은 없고 현재 공시된 분기별 증권사 현황이 전부"라며 "증권사 평가 등급 역시 공시되지 않고 이달 말에 (3분기) 현황이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증권사 입장에선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거래 증권사를 유지해야만 하는데요. 국민연금 거래증권사 지위를 놓치면 수수료 수익은 크게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주식 규모는 142조5140억원입니다. 거대한 규모의 국내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증권사 법인영업과 리서치센터의 가장 큰 고객이죠.
때문에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국민연금 관련 업무에 열심인데요. A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데 (증권사들의) 공통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반적으로 리서치센터들이 그런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국민연금이 요청하는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는데요. 시기마다 요청하는 자료도 있지만 구체적인 리서치가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B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는 기업과 주가를 주로 보지만 간혹 해외 산업 등에 대해서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 다소 어려움을 느낄 때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상 브로커리지에 많이 기대야 하는 상황입니다. 투자은행(IB) 부분에선 여전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투자 우려가 잔존하며 트레이딩의 경우 시장금리가 변동성을 보여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A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브로커리지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줘야 하므로 기관과의 거래가 상당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연금의 경우 워낙 포지션이 크다 보니 빠르게 대응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C 증권사 애널리스트 역시 "(국민연금은) 증권사에 제일 중요한 고객"이라며 "경각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흠은 잡히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