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실적 부진에 빠진 명품 플랫폼이 새판짜기에 돌입한 모습입니다. 트렌비, 캐치패션, 머스트잇은 이커머스 플랫폼과 협력하고 있고, 발란은 독자 노선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27일 모바일 이용성 지표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1월~9월) 기준 주요 명품 플랫폼 3사의 이용자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일제히 급감했습니다. 발란은 572만명에서 292만명, 트렌비는 498만명에서 260만명, 머스트잇은 261만명에서 142만명으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11번가의 명품 버티컬 서비스 '우아럭스' (사진=11번가)
트렌비는 11번가 버티컬 서비스 '우아럭스'에 입점해 샤넬·구찌·루이비통·프라다·디올 중고 명품 약 5000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11번가는 트렌비와의 파트너십을 계기로 명품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고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트렌비 측은 11번가에 브랜드를 홍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지도 제고와 신규 고객 유치 및 거래액 상승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캐치패션은 롯데온, G마켓, 옥션에서 명품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롯데온은 온앤더럭셔리 캐치패션 전문관을 통해 캐치패션 80만 여개 명품 판매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롯데온은 캐치패션과 함께 명품 브랜드의 폭과 개수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자크뮈스, 가니, 메종키츠네 등 해외 컨템포러리 인기 브랜드와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까지 80만여개 상품을 판매합니다.
실제 롯데온 온앤더럭셔리 실적을 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했습니다. 이수호 롯데온 명품MD(상품 기획자)는 "올해 온앤더럭셔리에 캐치패션과 육스 등의 해외 명품 플랫폼을 적극 입점시켰다"라며 "온앤더럭셔리에서 믿을 수 있는 상품, 다양한 상품을 쇼핑할 수 있다는 고객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출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머스트잇은 CJ온스타일과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을 진행해 CJ온스타일 내 머스트잇에서 판매하는 상품 3만5000개를 동일 가격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연동 대상 상품은 머스트잇의 직매입 상품과 우수 판매자로 선정된 42곳의 일반 판매 상품입니다.
발란은 타 플랫폼과 달리 이커머스와 손을 잡기보단 독자 노선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발란은 컨템포러리를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고 국내 브랜드들의 글로벌화를 돕는 'K-럭셔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발란은 K-럭셔리 브랜드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브랜드들도 다수 입점시킬 계획입니다. 입점 규모는 연내 100여 개를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1000여 개, 거래 규모는 2025년까지 연거래액 1조원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명품 소비를 많이 했던 MZ 세대들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면서 보복 소비를 계속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명품 플랫폼은 M&A(인수합병), 내실 경영으로 돌파구를 찾고, 새로운 명품을 찾아 중고 명품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