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차)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30'을 출시하며 전기차 가격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EX30의 경우 500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보조금을 100% 지급받는 국산·수입 전기차와 정면 대결을 예고했는데요. 최근 전기차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은 보급형 전기차를 내놓으며 판매량 반등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윤모 볼보자동아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DDP에서 EX30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차는 28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EX30을 공개하고 온라인을 통해 사전 예약을 시작했습니다. 내년 상반기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입니다.
브랜드 최초의 후륜 구동 전기차인 EX30은 69kWh의 삼원계(NMC) 배터리를 갖춰 1회 충전 시 최대 475km(유럽 기준)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200㎾ 모터를 갖춘 후륜기반 싱글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됩니다.
EX30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인데요. 트림은 '코어' 및 '울트라' 두 가지로 각각 4945만원, 5516만원입니다. 두 트림 모두 보조금 100%(5700만원 미만) 대상입니다. 이는 독일 6570만원, 영국 6810만원, 스웨덴 6750만원 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게 책정됐습니다.
볼보 EX30.(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 EX30.(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볼보차 대표는 "내년 2000대 판매가 목표로 본사와 적극 협조해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겠다"며 "EX30을 필두로 연 3만대 이상 판매하는 메이저 브랜드로 자리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입차 경쟁차종은 벤츠 EQA, 아우디 Q4 e-트론"이라며 "가격 경쟁력, 안전성, 상품성을 비교하면 EX30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30의 공격적인 가격 책정 배경에는 중국 생산이 꼽힙니다. EX30은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허베이성 공장에서 생산되는데요. 인건비가 낮고 지리차 플랫폼을 공유해 원가절감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만식 볼보차 세일즈&마케팅 총괄 전무는 "볼보는 전 세계 많은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동일한 기준과 품질로 출고된다"며 "생산지에 관계없이 안전, 사람, 환경에 대한 브랜드 철학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볼보 EX30.(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EX30 출시로 국내 전기차 시장은 가격 경쟁이 더욱 본격화될 전망인데요. 완성차 업체들은 잇따라 저렴하고 크기가 줄어든 보급형 전기차를 내놓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대중화로 접어드는 단계에서 판매 규모를 확대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요아킴 헤르만손 볼보차 상품 개발 리더도 "높은 가격이 전기차 생태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큼 내연기관차와 (가격이) 동일해야 한다고 깨달았다"며 "EX30이란 새 세그먼트 진출로 우리의 영향력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내 보급형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 모델Y가 이끌고 있습니다. 5699만원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기아 EV3 콘셉트.(사진=기아)
또
KG모빌리티(003620)의 토레스 EVX는 4750만원부터 시작해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폭스바겐 ID.4는 5690만원으로 보조금 수령시 4000만원 초반대로 가격이 떨어집니다. 이에 맞서
기아(000270)는 지난 9월 레이 EV를 시작으로 내년 소형 전기차인 EV3(SUV)와 EV4(세단)를 출시하고 2025년에는 준준형 SUV EV5도 내놓습니다.
현대차(005380)는 내년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합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가격에서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얼마큼 낮춰 주느냐, 또 필요 없는 옵션은 얼마큼 빼서 실질적으로 전기차 가격을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언제 되느냐가 관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