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침체의 늪에 빠졌던 기업형 슈퍼마켓(SSM) 시장이 최근 회복될 기미를 보여 눈길을 끕니다.
SSM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중간 형태로 구성된 것이 특징인데요. 때문에 대형마트에서처럼 대규모 장을 보긴 어렵지만 편의점보다는 실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기에는 적합한 채널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SSM은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서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업체 측은 가볍게 장을 보는 수요층을 공략하기 위해 SSM을 내세웠지만, 역으로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비해 확실한 우위점이 없다 보니 꾸준한 수요층을 형성하는 데 애를 먹었던 것이죠. 여기에 2010년대 들어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영업 시간 제한 등이 불거진 점도 SSM의 매력을 낮추는데 한몫했습니다.
하지만 SSM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전후해 서서히 부활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1~2인 가구가 증가한 까닭인데요. 소량의 물건을 쇼핑하는 문화가 빠르게 정착한 것이 SSM 시장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 계층은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거나 오프라인에서 구매를 한다 해도 소규모 장을 보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기에, SSM은 이에 제격이라는 평가가 잇따랐습니다.
특히 고객들이 신선식품만큼은 온라인보다는 대체로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점도 SSM의 인기가 높아지는 요인이 됐죠. SSM이 틈새시장을 찾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 같은 SSM의 인기는 지표로도 확인됩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SSM 업종 매출 증가율은 올해 9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11.3%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월간 기준 매출 증가율이 대형마트(10%), 편의점(8.5%), 백화점(3.1%)을 동시에 넘어선 것은 역대 처음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에 업계도 매장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고 신선식품 코너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SSM의 콘텐츠 강화에 나섰습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애매했다 느껴졌던 특성들이 오히려 장점으로 변환된 케이스라 할 수 있는데요.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 영원한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채널이 틈새시장을 찾아 이 같은 반전의 묘미를 보여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