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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건 '검사 출신'
입력 : 2023-12-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력·특수통 검사 출신인 김 후보자의 이력을 듣자마자 '역시나 검사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왜 검사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는 차기 법무부 장관 1순위로 거론되기도 했는데, 뜬금없이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된 것이지요.
 
방통위원장 자리는 판사 출신도 거론됐으나 결국 검찰 출신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른바 '윤석열 가짜뉴스'를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대통령실과 검찰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방통위원장 자리에 검사 출신을 앉히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독 언론과 잡음을 많이 냈던 윤정부가 대놓고 언론을 장악하려 든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앞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은 야당의 탄핵 움직임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는 곧 방통위원회가 여야의 치열한 정쟁 소재라는 뜻입니다. 이 자리에 윤 대통령은 또 검찰 출신, 그것도 본인의 측근이었던 후보자를 내세우며 야당을 긁고 있습니다. 야권은 김 후보자의 커리어가 방통위원장을 맡을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물론 대통령실에도 검사 출신이 포진했습니다. 비록 전현직 국회의원이긴 하지만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통령직인수위까지 거친 검사 출신들입니다.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라 그럴까요. 현정부에서는 이렇듯 수사와 관련 없는 요직에도 검찰 출신들이 유독 많이 배치됐습니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부터 우려가 됐던 '검찰 편중 인사'가 현실화 된겁니다.
 
물론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진 보직에는 보통 대통령과 인연이 있던 인사들이 배치되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지긴 합니다. 지금의 사태도 검찰 생활을 오래한 윤 대통령의 주요 인맥이 검찰이니 그럴 수 있다고 백번 이해하려고 노력도 해봅니다.
 
그러나 문제는 '자질' 논란입니다.
 
검찰 출신인 정순신 변호사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사퇴한 사건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는 주요 요직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 검증 시스템이 잘못됐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위공직자의 인사 추천과 검증 업무를 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의 기능은 대통령실에서 법무부로 옮겨갔습니다. 대놓고 판검사 출신이 인사까지 쥐락펴락하도록 대통령이 나서서 판을 깔아줬습니다.
 
수사 영역 이외의 국가 기능까지 검찰 출신이 장악한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이 결여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윤심이 곧 민심은 아닙니다. 아직 남은 개각이 기대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기업인들을 격려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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