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올해 마지막달인 12월 초 수출이 '플러스'로 출발하면서 10월부터 수출 우상향 기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계획했던 11~12월 두 달간 1100억달러 달성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연간 누적 수출액으로 보면 지난해 저조했던 수출보다 더 안 좋은 실적이 예상됩니다. 무역수지도 적자를 벗어나긴 어려워 보입니다.
중국 의존형 수출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한·인니 경제협력 등 다른 국가와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고삐를 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1~10일 수출입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이달 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한 158억달러입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2억6000억달러입니다.
주요 수출 품목을 보면 승용차가 전년 동기 대비 13.2%, 선박 141.3% 증가했습니다. 반면 주요 수출 품목은 반도체는 4%, 석유제품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도체 수출 비중은 전년보다 1.2%포인트 하락한 16%를 기록했습니다.
승용차·선박 수출이 이달 초 수출을 견인하면서, 12월 수출도 '플러스'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정부가 계획했던 11~12월 두 달간 1100억달러 달성 목표도 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11월 수출은 558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1~10일 수출입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이달 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한 158억달러다. 사진은 부산신항 전경. (사진=뉴시스)
하지만 목표치 달성에도 연간 누적 수출액은 마이너스 성적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올해 1월부터 12월 10일까지 수출액은 5908억달러로 전년 대비 8.3% 감소했습니다. 정부가 목표한 550억달러를 이달 벌어들여도 연간 누적 수출액은 6300억달러에 불과합니다. 이는 전년(6900억달러) 대비 600억달러 감소로 추산됩니다.
무역수지도 불안합니다. 이달 초 무역수지는 14억달러 적자로 출발했습니다. 올해 연간 누적 무역수지는 158억달러 적자입니다. 올해 남은 20일 동안 무역수지를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주요 수출국인 중국 수출 성적이 부진한 상황입니다. 이달 초 수출액도 중국은 6.7% 하락했습니다.
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11월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이달까지 하락한다면 13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수출시장 다변화가 절실한 부분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측은 한·인도 CEPA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 장기화 전망 속에 인도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대인도 수출은 한국의 주력산업인 전기·전자, 자동차, 철강, 화학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따라서 한·인 CEPA 개선협상을 마무리해 반도체를 비롯한 전기·전자, 자동차 등 전략산업에 대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
김정곤 대외연 인도남아시아팀장은 "인도의 인구는 최근 14억명이 넘은 데다, 소비시장으로서 잠재력도 크고 경제 성장성이 매우 큰 곳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이 인도에 대한 첨단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공급망 디리스킹 차원에서라도 인도를 활용할 여지가 높아지지 않았나 하는 분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대한 수출뿐만 아니라 베트남에 대한 무역 의존도도 높은 편이라, 수출시장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해 인도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1~10일 수출입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이달 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한 158억달러다. 사진은 컨테이너 박스들. (사진=뉴시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