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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호’ 메리츠증권, 새해 리스크관리 방점
올해 메자닌 관련 논란 들끓어…금감원 PF 검사까지
입력 : 2023-12-14 오후 1:54:46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각종 구설 수로 몸살을 앓던 메리츠증권이 새해에는 리스크관리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최희문 부회장을 대신해 리스크관리 전문가 장원재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사모CB, BW 논란 중심에 선 메리츠증권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달 30일 메리츠증권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상대로 계약 취소로 인한 부당이득 반환청구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롯데손해보험도 지난해 11월 소송을 냈는데요. 두 회사는 메리츠증권이 2018년 조성한 미국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관련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중간 단계인 CB·BW 등) 대출형 펀드에 투자했다가 미국 기업들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며 전액 손실을 봤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메자닌 논란과 동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중점 검사사항으로 사모CB 매매·중개 과정에서 증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꼽았는데요. 증권업계에서 사모CB 보유 규모가 큰 메리츠증권에 대한 기획검사를 실시했죠. 검사 결과 임직원의 사익추구 행위가 발견됐습니다. 
 
메리츠증권 투자은행(IB)본부 임직원들은 상장사 CB 발행 주선 및 투자 업무를 2차례에 걸쳐 담당했는데요. 직원 본인을 포함, 가족과 지인 자금을 모집한 이후 가족, 지인 명의로 조합과 특수목적법인(SPC)에 각각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납입했습니다. 상장사 CB를 조합과 SPC를 통해 취득 후 처분하며 수십억원 상당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메자닌 투자에 대한 의혹은 이화전기(024810) BW 투자에서도 나왔습니다. 지난 5월 이화전기가 매매정지되기 전, 메리츠증권은 보유하고 있던 BW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며 이화전기 주식 5848만2142주(32.22%)를 전량 장내 매도했습니다. 앞서 4월엔 이화전기 계열사 이아이디(093230) BW도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전량 매도하기도 했죠.
 
해당 논란으로 인해 회사 행사나 언론 인터뷰가 전무하다 싶이 한 은둔의 CEO 최희문 부회장은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도 나섰습니다. 메리츠증권은 8월에서 9월간 이어진 사모CB 기획검사가 끝난 후 부동산 PF 관련 금감원 추가 검사도 있었는데요. 10월 중순에 시작한 검사는 지난달 중순에 끝났습니다.
 
3분기 실적 '실망'…'리스크관리 장인' 장원재호 출항
 
다사다난한 메리츠증권은 3분기 실적에서도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지난달 13일 메리츠금융지주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메리츠증권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9% 감소한 1177억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도 4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2% 줄었는데요. 영업이익은 3분기 1617억원, 3분기 누적 6048억원으로 각각 34.7%, 26.5% 감소했습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메리츠증권은 향후 사모 메자닌 투자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승화 메리츠증권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메자닌 사업을 주로 담당하던 부서 임직원은 퇴사했으며 그 영향으로 해당 사업은 자연스레 감소할 것"이라며 "사모CB에 대해 외부 우려가 있었던 만큼 투자 프로세스 점검과 내부통제 강화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20일에는 PF 관련 조직 개편도 단행했습니다. IB 부서 3곳을 단일 본부 체제로 전환해 기업금융·부동산금융·PF 등으로 나눴던 IB 3본부를 1사업본부 중심으로 통합한 것이죠. 통합본부는 IB사업과 리스크 관리·총괄을 하게되며 기존 PF 부문을 축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논란을 빚었던 부분에 대한 개편과 함께 대표이사 교체에도 나섰습니다. 14년 간 메리츠증권 대표를 맡았던 업계 최장수 CEO 최희문 부회장이 메리츠금융지주 그룹운용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최 부회장의 뒤를 이어 장원재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죠.
 
장 신임 대표는 지난 2015년 메리츠화재 리스크관리팀장 상무를 시작으로 메리츠금융에 몸을 담았습니다. 2020년까지 메리츠화재 CRO 겸 위험관리책임자 부사장을 역임한 리스크관리 전문가인데요. 증권업계 내에서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등이 화두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장 대표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습니다.
 
IB 강자로 알려진 메리츠증권의 리테일 부문 강화도 박차를 가할지 주목됩니다. 장 대표는 2021년 메리츠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S&T) 부문장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는데요. 지난해 메리츠증권이 출시한 '슈퍼365 계좌'를 출시함에 있어 장 대표는 S&T 부사장 시절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투자하지 않아도 보유 현금에 일복리 이자 수익을 주는 환매조건부채권(RP) 자동투자 서비스를 비롯해 업계 최저수준 주식 거래 수수료 등으로 리테일 고객 확보에 나섰고 최근 예탁 자산은 22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연말에 금융전략회의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정확한 스케줄은 아직 미정"이라며 "기존 목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유지에 더해 새해 전략을 차차 수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른쪽) 장원재 메리츠증권 신임 대표, 메리츠증권 사옥 (사진=메리츠증권)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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