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올해 증권사 리서치센터 보고서 영향력 1위는
삼성증권(016360)으로 집계됐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 발간 당일 주가 변동을 평가한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인기투표 수준에 그쳤던 기존 언론사 베스트 애널보다 이번 영향력(수익률 기준) 평가가 리서치센터 경쟁력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9일 <뉴스토마토>와 빅데이터 분석업체 리서치알음은 애널리스트의 섹터별 애널리스트 보고서 발간 당일 수익률, 즉 시장 영향력을 토대로 자료를 집계(소수점 한자리 이상 생략)했습니다. '(발간일 고가-발간일 시가)/발간일 시가'의 방식으로 영향력을 책정했습니다. 지난 11월 30일까지 발간한 리포트(총 2만2047개)를 섹터는 총 22개로 나눠 최소 11개 이상(월 1개 이상) 리포트를 작성한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산출했습니다. 주가 하락시 수익을 거두는 매도 리포트 등은 데이터에서 제외됐습니다. 리서치알음이 개발한 해당 시스템은 2020년 10월 특허를 출원하고, 2021년 6월 최종 등록을 끝낸 바 있습니다.
그동안 여의도에선 국내 증권사 리서치의 퇴행을 조장하는 고질적인 병폐로 언론사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이 꼽힌 바 있는데요. 사실상 펀드매니저와의 인맥을 기반으로 한 인기투표 수준이며, 애널리스트의 역량과는 무관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하지만 해당 자료가 실제 애널리스트의 연봉을 평가하는 인사고과 참고자료에도 활용되면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때문에 보고서의 파급력을 기준으로 애널리스트의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제기됐지만, 실제 관련 데이터를 집계해 공표한 기관은 없습니다. <뉴스토마토>가 보고서의 영향력 기준 애널리스트 평가를 진행한 이유입니다.
뒤집힌 판…인기투표 결과와 다른 순위
빅데이터 분석업체 리서치알음에 의뢰해 영향력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를 보면 기존 베스트 애널리스트와는 판이하게 다른 결과가 나왔는데요. 기존 베스트 순위에 없던 애널이 등장하기도 하고, 기존 베스트 애널이 순위권에 집계되지 않는 등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절대적인 영향력 수치만 놓고 보면 한양증권이 3.45%로 가장 높았는데요.
상상인증권(001290)과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030210)은 각각 2.73%, 2.64%, 2.56%로 집계됐습니다. 순위권 애널리스트 선정 횟수는 한양증권은 2회, 나머지 증권사는 10개 미만으로 적었습니다.
순위권 애널 10회 이상 배출 증권사 수익률 순위(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리서치알음)
10회 이상 순위권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증권사 중 영향력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삼성증권인데요. 보고서의 갯수, 애널리스트의 순위권 입성 여부 등 사실상 종합평가에서 가장 우수한 리서치 결과를 쏟아낸 것으로 분석됩니다. 삼성증권의 영향력은 2.51%로 1위를 기록했고, 뒤를 이어 SK증권이 2.46%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2.40%로 3위, 하나증권(2.33%), 메리츠증권(2.26%), 이베스트투자증권(2.20%), NH투자증권(2.18%), 신한투자증권(2.17%), 대신증권(2.01%) 순으로 이어졌죠.
해당 평가 지표를 특허 출원한 리서치알음은 영향력 현황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 리서치 자료를 파악해 투자 판단을 내릴 때 객관화된 데이터를 필터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이사는 "통상적으로 리포트를 발간하는 시점은 오전 9시 이전인데 개인 투자자 등은 발간된 리포트를 확인한 후 투자에 나선다"며 "당일 수익률 기준으로 좋은 레퍼런스가 쌓인 애널리스트의 리포트가 발간될 경우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투표로 이뤄지는 애널리스트 평가는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수익률 향상에 도움이 됐는지에 대한 여부를 알 수 없다"며 "리서치알음의 집계는 애널리스트가 발간한 리포트의 수익률만 가지고 평가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애널리스트를 뽑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도 보고서 영향력을 기준으로 애널리스트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현재 많이 늘어난 시장 상황에서 (펀드) 매니저 투표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당일에 시장에 주는 영향력에 따라 분류하면 파급력이 큰 애널리스트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들이 언론에 공표되려면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객관적인 기준만으로 평가를 했다면 애널리스트들이 더 반성해가면서 예측력을 더 높이려는 노력을 하는 등 각성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