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시민단체 등이 기밀 수사에 사용해야 하는 검찰 특수활동비를 회식비 등으로 사용한 정황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시민단체, 뉴스타파, 지역 언론사 등으로 구성된 검찰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뉴스타파함께센터에서 '검찰 특수활동비 유용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특수활동비 중 카드사용부분에 대한 검증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공개한 특수활동비 지출증빙에 따르면 카드영수증 등 지출증빙이 붙어있는 건은 6만여건 중 300장(0.5%)에 불과했습니다. 그나마도 사용 장소와 결제시간, 구매 품목 등은 먹칠이 된 상태였습니다.
공동취재단은 "카드사용분은 최종사용처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특수활동비의 사용실태를 더 정확하게 드러낼 수 있다"며 "청사 주변에서 일상적인 식비와 커피값으로 다수 사용된 실태도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회식비로 사용한 정황도 드러나
카드사용분이 가장 많은 진주지청은 2019년 10월~11월 특수활동비 15만400원을 파리바게트에서 사용했습니다. 그중 10월에 사용한 2만4300원짜리 1건은 핼러윈 한정판 케이크를 구입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또 카드로 사용한 특수활동비 집행 건 중 16건은 검찰청사 근처 스타벅스에서 쓰였는회싱ㅇㅇㅇㅇ데, 2018년 5월 사용한 4만원 중 일부는 사은품 등을 받기 위한 '미션 음료'를 구입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특수활동비로 회식을 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2020년 8월 18일 진주지청은 스테이크 전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특수활동비 60만원, 그해 12월 10일에는 진주지청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해산물 식당에서 특수활동비 30만원을 사용했습니다.
진주지청의 특수활동비 카드영수증 155건 가운데 116건(74%)가 진주지청 반경 3km 이내에서 사용됐으며, 진주지청에서 1km가량 떨어진 한정식 집에서는 무려 11번이 결제됐습니다.
공동취재단은 "카드로 사용된 부분조차 용도에 맞지 않게 유용했다면, 추적이 어려운 현금 사용은 더욱 심각한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며 "정말 수사에 필요한 경비가 있다면 특정업무경비로 사용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내역은 2018~2021년도에 집행된 특수활동비로, 수사 등 업무상 필요에 따라 수사부서에 배정돼 목적과 용도에 맞게 사용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정부 지침에 따라 예산 편성 목적에 맞게 집행하고 있고 해당 내역은지난 정부에서 점검한 결과 이상이 없다고 확인됐다"며 "구체적인 사용 내역은 밝히기 어려우나 검찰은 필요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수사 및 범죄정보 수집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승수(왼쪽 두번째)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 19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리영희홀에서 열린 검찰 특수활동비 유용실태 발표 기자회견에서 검찰 특수활동비 사용 영수증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