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경영진의 반대매매로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한
디딤이앤에프(217620) 경영진이 대주주 지위 재확보를 시도하고 있어 논란입니다. 디딤이앤에프는 지난 2021년 최대주주가 정담유통으로 변경됐는데요. 당시 자금 상당부분 차입을 통해 진행했습니다. 최대주주가 여러차례 변경된 원인도 이 때문입니다. 최근 정담유통은 유상증자를 통한 최대주주 지위 재확보를 노리고 있습니다.
올해 3차례 최대주주 변경…원인은 차입과 반대매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딤이앤에프는 지난 18일 김상훈씨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회사는 최근 최대주주 변경을 위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기존 경영진(정담유통)이 최대주주 지위를 재확보하기 위함입니다. 유상증자 대상자인 에이치앤씨투자조합1호의 최대주주가 이전 최대주주인 정담유통이고 대표는 이정민 디딤이앤에프 전 대표가 맡고 있죠. 유증이 완료되면 정담유통이 다시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게 됩니다.
앞서 디딤이앤에프는 지난 3~8월 사이 최대주주가 4차례 변경됐는데요. 최대주주의 반대매매가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이 기간 최대주주는 ‘정담유통→웨스트포인트 인베스트먼트→테라핀→테라핀·김상훈→김상훈’으로 변경됐죠. 이처럼 단기간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은 디딤이앤에프의 지배구조와 연관이 있습니다.
앞서 정담유통은 지난 2021년 이범택 전 디딤 대표와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는데요. 당시 지분 30%를 양수하기로 했습니다. 정담유통은 동시에 웨스트포인트와 삼진글로벌넷·삼진앤컴퍼니의 지분도 인수하며, 총 425억원에 45.93% 지분을 확보했죠. 당시 정담유통은 자본금과 자기자본이 각각 100만원, 90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정담유통은 부족한 자금을 차입했습니다. 양도인들과 금전소비자대차계약을 체결해 총인수금 425억원 중 175억원을 차입했죠. 계약에는 원리금 및 이자 미지급 시 주식매각을 통한 상환조건도 붙었습니. 정담유통은 이범택 전 대표의 차입금부터 처리했는데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110억원의 주식담보계약을 체결해 돌려막았습니다.
대차계약을 상환하면서 정담유통의 주담대는 점점 확대했고 작년 11월 반대매매가 터졌습니다. 올해 3월엔 반대매매로 최대주주가 웨스트포인트로 변경됐죠.
경영진, 편번으로 대주주 탈환 시도
다만 웨스트포인트는 기존 경영진인 정담유통과 사실상 함께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매매가 발생하자 정담유통은 300만주를 웨스트포인트에 장외매도했고 웨스트포인트로부터 인수하기로한 150만주 대차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웨스트포인트는 지분 15.63%를 확보한 최대주주가 됩니다.
웨스트포인트는 더블에스네트워크라는 비상장사와 지분양도계약을 체결했는데요. 문제는 더블에스네트워크의 정체입니다. 자본금 2억원인 이 회사는 정담유통이 디딤 경영권 확보를 위해 활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분양수도 계약 당시(6월12일) 더블에스네트워크 대표는 한상정씨였는데요. 같은 날 한상정씨가 사임하고 이정민 정담유통 대표가 대표에 올랐습니다.
주식양수도계약은 더블에스네트워크가 매매대금을 준비하지 못하면서 7월5일 취소됐는데요. 같은 날 이정민 대표는 더블에스네트워크 대표에서 사임했죠. 다만 이 과정을 통해 반대매매로 디딤 대표에서 사임했던 이정민 대표가 다시 디딤 이사직에 올랐습니다.
웨스트포인트는 양수도계약 취소 이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지분을 처분했고 테라핀을 거쳐 김상훈씨가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디딤이앤에프 경영진이 최대주주 지위 확보를 위해 유증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미 주주들의 마음은 돌아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일 진행된 임시주주총회에선 김씨와 소액주주 연대의 반대로 모든 안건이 부결됐습니다.
일각에서는 디딤이앤에프가 무자본 인수합병(M&A) 등 회사의 자금을 빼내기 위한 세력의 표적이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정담유통은 디딤이엔애프 인수 이후 외부자금조달을 이어왔는데요. 이중 상당금액은 차입금 돌려막기 등을 통해 다른 회사로 흘러갔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반대매매로 경영권을 상실했던 기존 대표가 비상장사들을 활용해 다시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라며 “주가가 급락한 주주 입장에서 좋게 보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주주입장에선 오히려 주주권리를 무시하고 편법으로 경영권을 탈환하려는 시도로 비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대응 및 경영진의 지배력 강화 등 관련 문의를 위해 디딤이앤에프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사진=디딤이앤에프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