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 예산 18조5625억원을 확정했습니다. 당초 논란이 됐던 정부 전체 연구개발(R&D) 예산은 당초 정부안 대비 소폭 늘어났는데요. 그럼에도 올해 대비 14.7% 삭감폭을 보였습니다.
과기정통부는 22일 18조5625억원 규모의 2024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이 전날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당초 정부안 18조2899억원보다 2726억원 증가했지만, 올해 대비 1.6% 감소했습니다.
내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은 핵심 전략기술 확보, 국제 협력·해외 진출 지원, 과학기술·디지털 인재 양성, 디지털 확산, 출연연 및 지역혁신 역량 제고 등 5대 분야에 중점 투자됩니다.
핵심 전략기술 확보는 주력분야 초격차 기술우위 유지, 12대 핵심전략기술 분야에 대한 차세대 원천기술 확보에 2조4131억원을 투입합니다. 국제협력·해외진출 지원 분야로 글로벌 인재 육성의 기회를 마련하고 디지털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1조1445억원을 지원합니다.
과학기술·디지털 인재 양성 분야에는 신진연구자 성장을 지원하고 전략기술 분야 핵심연구인력, 실전형 디지털 인재 배출을 위해 2조8427억원을 투입하고, 디지털 확산 분야는 법률, 의료 등 전문영역과 공공분야에 초거대인공지능(AI)을 접목해 국민 일상에 AI 혜택을 제공하는데 1조3046억원을 투자합니다. 출연연 및 지역의 혁신역량 제고와 연구성과의 사업화 및 창업 지원 등에는 4조3813억원이 책정됐습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도 예산 및 정부 R&D 예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과기정통부 소관 연구개발 예산을 포함해 정부 전체 R&D 예산은 26조5000억원 규모로 확정됐습니다. 정부안 대비 6217억원이 순증됐지만, 올해 대비 대폭 삭감됐습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부 R&D 예산 삭감에 대해 "지금의 어려움을 잘 버텨내면 우리나라 연구계가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체계에서 다른 체계로 탈피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작은 고통으로 봐달라"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R&D 예산과 관련 돋보기로 종이에 구멍을 내는 것을 예로 들며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구멍을 내면서 과학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하면 집중을 해야 구멍을 낼 수 있다"며 "그러지 않고 돋보기를 크게 확대해 종이에 대면 그 부분만 따뜻해지다 돋보기를 치우면 똑같아지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R&D 예산안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이른바 R&D 카르텔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이 장관은 "과기정통부는 우리나라 연구자분들께 카르텔이라는 표현을 한번도 쓴 적이 없다"며 "연구자분들이 열과 성을 다해주신 덕분에 우리나라 연구 수준이 크게 올라간 만큼 늘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조성경 과기정통부 1차관이 '과학계 카르텔'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순전히 (조 차관의)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우리 내부에서조차 논의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