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코로나19 엔데믹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급변한 소비 환경은 플랫폼 업계에 큰 격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비대면 경제의 수혜를 누렸던 배달 플랫폼은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여가 플랫폼은 엔데믹 특수를 겨냥하며 성장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배달 종사자 (사진=뉴스토마토)
26일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 3사의 결제액 추정치는 1조5800억원으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결제자 수도 1910만명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는데요. 특히 결제액은 지난 8월 이후 3달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엔데믹 본격화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 물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인해 배달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같은 상황 속 배달 플랫폼 3사는 올 한해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이어갔는데요. 특히 엔데믹 이후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전략을 내세워 엔데믹 이후 급변한 소비 환경에 대응했습니다.
배달앱 (사진=뉴스토마토)
먼저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3월 정식 선임된 이국환 대표 체제에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확대 전략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배달 로봇 등 기술을 배달 노하우와 접목 시켜 서비스를 확대한 것입니다. 또한 높은 배달비를 줄이기 위한 '알뜰배달'을 선보이고 'B마트', '배민스토어', '배민우리동네' 등을 통해 단순 '먹거리' 배달을 넘어 상품과 서비스를 배달하는 시도도 새롭게 했습니다.
요기요는 타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한 서비스 확장에 몰두했는데요. 카카오와의 협업을 통해 카카오톡에서 요기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주문하기 by 요기요'를 론칭하고 치킨 프랜차이즈, 코카콜라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방송을 진행하는 등 판로 확대에 안간힘을 쏟았습니다. 특히 요기요는 지난 11월 기업가치 제고 전문가로 알려진 이정환 전 오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신사업 비전을 구상해 나가고 있습니다.
2위 요기요를 맹추격하는 쿠팡이츠는 와우 멤버십 할인 확대 등 '록인' 전략을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이룩했는데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와 쿠팡이츠 이용자 수의 격차는 지난 8월 246만명에서 11월 109만명으로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야놀자와 여기어때 홈페이지 (사진=각 사 홈페이지 화면 캡처)
여가 플랫폼은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양강 체제를 공고히 하는 가운데 엔데믹 특수를 통한 성장 도약의 발판 마련에 집중했습니다. 우선 야놀자는 엔데믹 이후 올해 3분기 적자 고리를 끊어냈는데요. 3분기 매출은 2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야놀자는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을 키우는 데 매진했습니다. 지난 5월 기업 간 거래(B2B) 여행 솔루션 기업 '고글로벌트래블(GGT)'을 인수한 것 역시 솔루션 판매망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더불어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알렉산더 이브라힘을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영입하는 등 내년 글로벌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여기어때는 여행업 본업에 집중하며 '최저가 보장제' 등의 정책에 힘입어 엔데믹 특수를 톡톡히 누렸습니다. 여기어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80억을 달성했는데요.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수치입니다. 매출액도 7% 증가한 157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올해 영업이익 500억원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카카오T 택시 (사진=뉴스토마토)
모빌리티 플랫폼은 대표주자 카카오모빌리티가 독과점 이슈로 정부 압박에 거세게 흔들리는 등 격동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90%가 넘는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정당국의 칼날에 휘청이다 지난 13일 업계와 수수료율을 낮추는 등 서비스 개편안에 합의하면서 겨우 숨 고르기에 들어갔는데요.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3년간 준비해온 IPO는 사실상 포기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방위적 위기 상황에 해외 진출의 고삐를 죄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왕국'이 흔들리자 경쟁업체의 움직임도 바빠졌습니다. 우티는 새 대표에 송진우 전 배민 베트남사업총괄을 선임하고 내국인 대표 체제로 전환했는데요. 현지화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만회하고 맞춤형 전략을 통해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목표입니다. 또 타다는 '타다 금지법' 이후 "불법 콜택시가 아니다"라는 대법 판결을 받았지만 핵심 사업 모델인 타다 베이직을 접어야만 했는데요. 이후 구조조정과 매각 결렬이라는 어려움을 겪다 토스와 협업한 새로운 호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카셰어링 플랫폼 쏘카는 생애주기이익(LTV)를 극대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쏘카 2.0' 전략을 발표하고 20205년까지 영업이익을 1000억까지 끌어올려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법률 플랫폼 로톡은 법무부의 변호사 징계 취소 결정으로 변협과의 갈등을 끝내고 3년 안에 '리걸테크 유니콘'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