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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은행업 과제)금리인하 시작…비이자익 확대 시급
NIM 하락 속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 경쟁 치열
입력 : 2023-12-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새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의 고민이 커졌습니다. 우선적으로는 건전성 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으나, 비이자이익 확대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노력에 매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에선 금융권이 슈퍼앱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금융 플랫폼' 선두 자리를 둘러싼 각축전도 치열할 전망입니다.
 
건전성·성장 두 마리 토끼 잡기 
 
올해까지 은행권은 수익성 정점을 찍었지만, 내년에는 성장세 둔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입니다. 경기침체와 지속된 고금리로 인한 가계 및 기업의 대출부실 우려가 은행 영업을 위축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고금리 상황이 종료 국면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내년 금리 인하를 시사했는데요. 국내도 장기간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내년부터 금리 하락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시장금리도 하락하면서 이자이익이 감소하면 은행권 수익성도 악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 은행에서 올 하반기 하락하고 있는 순이자마진(NIM)도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정부가 주문하는 상생금융 지원금도 수익성 부담 요인입니다. 은행권은 지난 21일 역대 최대인 2조원+α 규모의 민생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3분기 은행 누적 당기순이익을 연환산한 2023년 추정 당기순이익의 10%로 지원액을 산출했는데요. 4대 시중은행의 경우 은행당 지원액은 약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이들 비용의 일부를 내년 회계연도에 인식하게 될 경우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건전성 관리도 이어가야 합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내년 대손충당금 순전입액은 10조원으로 추산됩니다. 올해 7조8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 증가한 수치입니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시기 급증한 대출의 기간 경과, 부도시 손실률(LGD) 상향 가능성 등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국내 은행채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6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정기예금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비이자이익 활로 찾기 속도
 
은행권은 올해까지도 막대한 이자수익을 올린 탓에 이자 장사에 골몰한다는 눈총을 받았는데요. 내년에도 금융당국의 비이자이익 확대 주문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국내 은행 비이자이익의 대부분은 수수료 수입입니다. 외환수입수수료 등 기타업무 관련 수수료와 펀드·방카판매수수료 등 업무대행수수료 등입니다. 올해 7월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비이자이익 부문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은행의 자산관리서비스를 활성화하고, 기존 부동산 관련 자문만 가능했던 투자자문업을 금융상품 자문도 가능케 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서비스 등장을 유도하기 위해 은행의 비금융업 수행도 합리적 범위 내에서 허용했습니다. 현재 은행권이 진출한 비금융사업은 신한은행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 등이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도 과제입니다. 국내 수익 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탓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금융지주의 수익 중 글로벌 비중은 14% 수준에 그칩니다. 금융지주 수장들은 글로벌 비중을 최대 40%까지 높이겠다고 선언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해외지점이나 해외 자회사가 현지 금융사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은행권 해외진출 확대 방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일각에선 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불완전판매 논란 등 우려도 나옵니다. 비이자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통상 자산관리(WM) 금융 등 자문 및 상품판매수수료를 늘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무리한 판매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은행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투자일임업 제도 개선 등도 내년 과제로 미뤄졌습니다.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 경쟁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은행 간 경쟁 역시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금융지주는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계열사 서비스를 한 앱에 합치는 이른바 ’슈퍼 원앱‘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 및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금융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입니다.
 
최근에는 신한금융그룹이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보험), 저축은행 등 5개사 앱의 핵심 기능을 결합한 통합 앱 ‘신한 슈퍼쏠(SOL)’을 선보였습니다. 은행 이체, 카드 결제, 주식 투자, 보험 가입 등을 하나의 앱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한 건데요. 신한금융 측은 "그룹사 간 다양한 금융 서비스의 연계·확장을 통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록인'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앞서 KB금융그룹은 'KB스타뱅킹'에, 하나금융그룹은 '뉴하나원큐'에 계열사 서비스를 통합해 슈퍼원앱을 구축한 바 있습니다. KB스타뱅킹은 통합자산조회, My현금흐름·가계부, 건강검진 정보 기반 헬스케어서비스 등 개인화된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하나원큐 역시 주식 거래, 보험 진단, 카드 거래 등 다양한 금융거래를 이용할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했습니다.
 
은행앱의 이같은 플랫폼 전략은 비이자이익 확대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금융 플랫폼을 통한 각종 예금 상품 가입·보험 및 연금 리밸런싱·투자펀드 상품 추천·대환대출·간편 결제 등을 통한 수수료 수익은 1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4대 은행 외경. (사진=각 사 제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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