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전망한 연간 증시 전망이 올해도 빗나갔습니다.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했지만 증시는 상반기 급등(상고)했죠. 빗나간 전망에 대해 반성하는 증권사도 있었는데요. 다양한 변수에 의한 시장의 큰 흐름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계속해서 빗나간 전망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측면에서 적중률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3년 코스피는 2655.28, 코스닥은 866.57포인트를 끝으로 폐장했습니다. 올해 코스피는 28일까지 종가 기준 2218.68~2667.07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였습니다. 올해 초 <뉴스토마토>는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12곳의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연간 증시 전망을 들어봤는데요. 리서치센터의 올해 평균 코스피 밴드는 2055~2640포인트였습니다. 지수 밴드는 올해 증시와 유사했지만, 가장 큰 추세에 대해선 완전히 오판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연간 증시 흐름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서 봤을때 8개 증권사가 상저하고, 즉 상반기 부진 이후 하반기 강세를 내다봤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고 경기침체 흐름이 이어져 상반기에는 약세를 보인 후 하반기 반도체 업황 등의 회복으로 증시가 오를 것이란 설명이었죠.
반면 예상과 달리 증시는 상반기부터 고공 행진을 펼쳤는데요. 2200대로 시작한 코스피는 6월에 2600대까지 올랐는데요. 코스닥 역시 1월 660대에서 6월 말 860대까지 상승했습니다. 4월엔 900대를 회복하기도 했죠. 코스피는 반도체, 코스닥은 2차전지가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리서치센터의 증시 전망이 상반기부터 빗나가면서 하반기 전망을 지난해보다 다소 이른 시점인 5월 초중반에 수정했습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두 곳만이 연초 설문에서 '상고하저'를 전망했습니다. 11월까진 흐름이 적중하는 모양새였는데요. 하반기 들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지난 10월말 코스피는 2200대, 코스닥은 730대까지 떨어졌죠. 다만 11월 6일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이후 11월, 12월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리서치센터의 증시 전망은 지난해에도 빗나갔는데요. 증권사들은 지난해 코스피 예상 밴드 상단을 3600선까지 제시했는데요. 정작 코스피는 지난해 1월 2989.24가 고점이었고 이후 3000선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반성의 태도를 보인 리서치센터가 나오기까지 했는데요. 신영증권은 지난해 12월 '2022년 나의 실수'라는 제목으로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앙은행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 점을 가장 큰 실수로 꼽았습니다.
28일 신영증권은 올해에도 '2023년 나의 실수'라는 리포트를 냈습니다. 김 센터장은 "2023년 전망에서 가장 크게 어긋난 부분은 '미국 경제'에 대한 예측"이라며 미국의 재정 폭주를 예상하지 못한 점을 실수로 꼽았습니다.
올해 증시는 28일을 끝으로 문을 닫고 다음 주부터 2024년 증시가 시작됩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신뢰도 제고를 위해 증시 전망 적중률을 상향시킬 필요가 있는데요. 내년 전망의 적중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