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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3일 17: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포스코건설이 실적 시험대에 오른다. 지난해 건축·주택부문의 부진으로 야기될 수 있던 실적 악화를 국내·외 플랜트 공사와 도시정비사업의 약진으로 선방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이어질 글로벌 건설경기 불확실성에 실적을 다시 한번 지켜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보수적 경영전략 따른 '수익성 확보' 관건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3927억원, 영업이익 16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6조8640억원, 영업이익 2868억원) 대비 매출은 7.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1.5%나 감소했다. 2022년 3분기 4.1%였던 영업이익률이 1년 만에 2.2%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에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포스코이앤씨가 신(新)비전과 기술력 기반의 원가경쟁력으로 어려운 올해 건설시장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성희 사장은 특히 “이차전지, 저탄소 철강, 수소 등 포스코그룹의 국내·외 신사업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원자력 발전과 해상풍력 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리스크 현실화가 높은 한 해로 강건한 현금흐름이 경영의 중심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성희 사장이 ‘강건한 현금흐름’과 ‘원가혁신’을 주문한 만큼,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공격적인 영업보다 철저히 수익성을 검증해 공사를 수주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달성한 도시정비시장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수주 활동이 진행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해 총 16곳의 사업지를 수주하며 4조5988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4조6122억원을 기록한
현대건설(000720)과 연말까지 접전을 벌이다 수주 실적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도시정비, 리모델링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우량 입지의 자체·개발사업 참여 확대로 고수익 사업을 초기에 선점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올해 도시정비시장 공략 가속화 의지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플랜트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2022년 6월 플랜트사업본부 산하에 설립된 원자력사업추진반의 역할이 컸다. 특히 지난해 12월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공사비 약 2조8000억원 규모 신한울 3·4호기 원전 주설비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상용 원전사업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험천만 시장 환경…‘내실 집중’ 나설 듯
최근 건설업계는 부동산 PF로부터 야기되는 경영 위기를 경계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009410)이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PF 보증으로 리스크를 키우고 차입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주요 건설사들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포스코이앤씨의 총차입금은 1조7984억원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1조5940억원)을 2044억원 웃돌았다. 지난해 12월까지 회사의 순차입금이 –3773억원을 나타낸 이후 현금성자산을 넘어서는 차입을 기록 중이다. 수익성 악화에 따른 영업활동현금흐름 감소와 운전자본부담 확대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포스코이앤씨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824억원으로 2022년 3분기(-873억원) 대비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 방글라데시 Matabari, 광주오포2차, 삼척블루파워 등 대형 프로젝트의 기성이 본격화하면서 운전자본부담이 확대된 탓이다. 이 시기 7058억원의 운전자본이 투자되며 잉여현금흐름(FCF)는 –5817억원을 기록했다.
이 결과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11.8%에서 2022년 15.9%, 2023년 9월 20.8%로 지난해 들어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부채비율도 2021년 119.0%, 2022년 127.4%, 2023년 3분기 135.5%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 모두 적정치(차입금의존도 30%, 부채비율 200%)를 밑돌아 여전히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포스코이앤씨의 PF 우발채무는 6397억원이다. 이 중 송도개발사업의 우발채무가 4675억원을 차지하는데, 올해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송도 주택사업에서의 우수한 분양성과로 채무 인수 및 리파이낸싱 약정 규모가 2018년 1조1000억원에서 크게 감소했다. 매각대상 자산의 감정가액이 약 7000억원인 것을 고려할 때 우발채무 부담이 순차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송도개발사업 외 기타 우발채무는 1722억원에 불과해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