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코로나19 이후 정상화를 꾀하던 여행업계가 일본 지진에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일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추가 지진 여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신규 예약 건수가 줄어들며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지난 1일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에서 최대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지진 규모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규모 9.0)보다는 작지만 1995년 1월 한신 대지진(7.3)보다 컸습니다. 대형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78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4일 현재까지 지진으로 인한 여행업계의 패키지 예약 취소 사례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안전을 우려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일부 있었지만 실제 예약 취소 사례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여행업계 설명입니다. 실제로 한국인 관광객 피해도 없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지진이 발생한 이시카와 지역은 관광지가 아닙니다. 인근에서 가장 가까운 관광지로는 '도야마'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도야마는 일본의 알프스라 불리는 '다테야마 알펜루트' 패키지 상품으로 유명합니다. 업계에서는 주로 3~4월이나 9~10월 기간에 판매합니다. 1월 현재 단체 관광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2일 와지마시의 한 건물이 옆으로 쓰러져 있다. (사진=AP/뉴시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재방문자가 많은 여행지"라면서 "일본이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에 대해 관광객들이 잘 인지하고 있고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체 정보를 교환하는 등 지진으로 인한 혼란은 별로 없다"고 전했습니다.
현재까지 별 영향은 없지만 일본은 국내 여행업체들에 주요한 매출처로 꼽힌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습니다. 각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본은 주요 여행 상장사 매출 가운데 20% 정도를 차지하며 단일국가 기준 1위로 집계될 정도로 중요한 곳입니다.
이날 모두투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 송출객 가운데 동남아가 절반이 넘는 53.3%를 차지했으며 일본이 22.2%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앞서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전개됐을 당시 일본 관광수요가 급감하면서 주요 업체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습니다.
지진으로 인해 신규 패키지 예약 건수가 이전보다 줄어들며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신규 예약이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지진 발생지역이 한국인들의 주요 여행지인, 도쿄·오사카, 홋카이도 등으로 번지거나 여행자제지역 지침이 나올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