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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안 쓰는 사람
입력 : 2024-01-05 오후 5:36:28
"갤럭시 워치 안 써?"
"네 안 써요. 시계 있는 걸요."
 
저녁 회식 자리에서 누군가의 전화가 울린다고 알리자, 당사자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손목의 갤럭시 워치를 가리키며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핸드폰으로 알림을 확인하지 않아도 전화가 왔다는 걸 알 방법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제가 스마트워치를 쓰지 않아 그 역할을 미처 알지 못했어요. 가죽줄의 손목시계가 좋을 뿐입니다.
 
지나치게 올드하다고 느껴질지 모르지만요. 몸에 항상 붙어있는 시계에는 핸드폰의 그 수많은 알림이 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시계로는 시간만 확인하고 싶어요. 스마트워치까지 쓰며 신속한 응답이나 대답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워치가 있으면 전화나 메시지에 바로 답하지 않더라도 일단 신속하게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지만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알림을 빨리 확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전화나 메시지를 놓쳐도 핸드폰에 모두 기록이 남기 때문에 조금 늦게 회신하면 되거든요. 아무래도 저는 남들보다 불편을 더욱 잘 인내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스마트워치, 블루투스 이어폰 등 수많은 스마트기기에 둘러쌓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메신저를 확인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조바심을 냅니다. 귀, 손목, 등 몸 어딘가에 항상 지니고 있을 스마트기기의 알림을 왜 확인 하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하지요. 오히려 일부러 나의 연락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도 하지요. 스마트기기가 발달할수록 사람들의 참을성과 인내심이 떨어지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문명의 발달과 고유의 인간성은 반비례한다는 생각입니다. 조금은 느리고, 불편한 생활을 감수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서요.
 
갖가지 스마트워치.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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