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세월호 참사가 2024년 10주기를 맞았습니다. 세월호 사고로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은 사고 이후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발의된 '생명안전기본법'은 수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고, 4·16 참사를 기억하고 또 다른 재난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추진 중인 '4·16 생명안전공원'은 아직 첫 삽도 떼지 못하고 있어 '시민이 안전한 사회'는 공허한 메아리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10일 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는 서울시의회 본관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세월호 참사 D-100 기억다짐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온전한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지금의 10년은 그동안을 마무리하는 10년이 아니라 앞으로 싸워나갈 10년"이라고 밝혔습니다.
세월호참사 10주기위원회가 10일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박한솔 기자)
'수진 아빠' 김종기 위원장…"하루하루가 지옥"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가는 여객선 세월호가 전라남도 진도 부근 해상에서 침몰했습니다. 당시 사고로 단원고 학생 250명을 포함한 304명이 사망했고 그중 5명은 아직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이날 김종기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자신을 단원고 2학년 1반 '수진 아빠'라고 소개하며 운을 뗐습니다. 김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수진아빠 김정기'라는 이상한 소개를 하고 있다"면서 "10년 전 세월호 참사로 팽목항에서 지옥을 경험했고, 지금까지도 지옥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침몰했는지, 아이들이 왜 구조받지 못했는지에 대한 답이 10년 전에는 금방 나올 줄 알았는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아이가 죽은 이유도 모른 채 직장을, 가족을, 삶을 영위할 수 없어 거리를 전전했고, 아스팔트에서 잠을 자고 물대포를 맞고, 캡사이신을 맞아가며 싸우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안전공원·안전기본법은 제자리걸음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조성될 예정인 생명안전공원은 지난 2019년 2월 기본방향이 확정됐습니다. 2024년 준공할 계획이었지만 안산시와 기재부 등 협의가 이어지면서 10주년을 맞은 올해까지도 사업에 진척이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 이후 이태원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 등 사회적 재난이 되풀이 되고 있지만 생명안전기본법은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2020년 11월 발의됐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논의조차 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에 세월호 10주기 위원회는 "정부의 비협조 속에서 지체되고 있는 4·16생명안전공원의 조속한 건립과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완수돼야 한다"면서 "책임자에 대한 불처벌에 항의하고 온전한 진실을 요구하는 일을 멈출 수 없다"라며 정부에 추가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세월호참사 10주기위원회 활동가들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세월호참사 10주기, D-100 기억 다짐 기자회견'을 마치고 시민들에게 노란색 장미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