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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농협중앙회장 선거, 혼전 속 강호동 부각
영남권 vs 충청권 구도, 제3지대 표심이 '변수'
입력 : 2024-01-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향후 4년간 농협을 책임질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이성희 현 농협중앙회장의 연임 도전이 법 개정 지연으로 무산된 가운데 총 8명의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농협 안팎에서는 대체적으로 '1강 2중' 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강 강호동·2중 송영조 조덕현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예정된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는 모두 8명이 후보로 등록을 마쳤습니다. 가나다 순으로 △강호동(63년생·경남 합천율곡농협조합장) △송영조(56년생·부산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60년생·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임명택(56년생·전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정병두(64년생· 전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조덕현(57년생·충남 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56년생·부경원예농협조합장) △황성보(55년생·경남 동창원농협조합장) 등입니다.
 
이 가운데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과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 간 3파전으로 예상됩니다.
 
강호동 후보는 1987년 지역농협 공개채용에 합격해 2006년 율곡농협 조합장에 당선됐고, 농협중앙회 이사를 지낸 5선 조합장입니다. 특히 지난 회장선거에서 3위로 고배를 마셨지만 4년간 절치부심하며 조합원 표밭을 다져온 만큼 나름 세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농협 안팎의 여론을 종합하면 강 후보가 선두를 달린다는것이 중론인데요. 다만 강 후보는 2020년 10월 율곡농협 조합장 재임 중 동일인에게 수십억원을 초과대출해 준 사실이 금융감독원에 의해 적발돼 직무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농협 정관상 중앙회장 출마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송영조 후보는 부산지역 6선 조합장으로서 농협중앙회 이사, 농협 경제지주 이사 등 중요 요직을 맡고 있는데요. 농협 경영에 대한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도농 선거구도 측면에서도 도시농협을 대표하는 주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3선 조합장인 조덕현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경력은 짧은 편인데요. 농협중앙회 감사위원, 농협주유소 전국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 출신 유일 후보인 만큼 충남권 조합장들이 조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 중입니다. 
 
13년 만에 직선제로 펼쳐지는 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오는 25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총회 회의장에서 치러진다. 사진은 농협중앙회 본점 모습. (사진=뉴시스)
 
이익구조 개선, 사업구조 개편 등 공약
 
각 후보들은 조합장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정책과 공약 제시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강호동 후보는 금융지주 농·축협 공개(ICO)를 통한 농·축협 지배 강화, 금융지주 수익 3조원을 이용한 이익구조 개선, 핀테크 기업 인수 등 농협금융 디지털화 가속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강 후보는 '변화와 혁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협동조합', '농업인·임직원·국민이 함께하는 농협'을 강조하며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송영조 후보는 농협중앙회를 회원조합에게 돌려주고, 과거 잘못된 사업구조 개편의 폐해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제지주를 농협중앙회에 재통합시키고 조합지원 기능 외 나머지를 계열사로 이관하며,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중앙회 부채 13조원을 임기 내 최대한 감축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중앙회의 한 부서로 전락한 농협경제연구소를 독립 출범해 지역농축협을 위한 조사연구 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고 했습니다.
 
조덕현 후보는 중앙회와 농축협이 TF를 구성해 '농축협균형발전 4개년계획'을 수립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소비자유통센터를 농축협으로 이관하며 도농상생기금 2조원 확대조성과 중앙회 출연도 내세웠습니다.특히 조 후보는 당선 시 회장 직속으로 '농정활동위원회'를 만들어 정책대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17년 만에 직선제, 결과 예측 어려워져 
 
이번 선거는 2007년 중앙회 선거 이후 17년 만에 대의원 간선제가 아닌 조합원 직선제로 투표가 실시되며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직전까진 대의원으로 선출된 조합장 292명이 참여하는 간접선거제 방식이었지만, 이번부터는 전국 조합장 1111명 전원이 투표하게 됩니다. 그런 만큼 당선 가능성을 예측하기 더 어려워진 측면이 있습니다. 
 
8명이나 되는 후보가 뛰어든 것은 회장 선출 방식의 변경과 함께 선거전에 영항력을 행사할 수 있는 현 회장의 연임이 무산된 영향이 큽니다. 일단 지역구도로 보면 경남과 충남 조합장 간의 대결양상으로 펼쳐지는 모양새인데요. 다만 경남 지역에서 여러 후보가 출마하면서 지역결속력이 약해진 상태입니다. 지역 내 통합 이슈, 경기도 등 제 3지대와 연대 여부 등이 성패를 가를 변수로 지목됩니다.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할 경우 결선 투표로 이어집니다. 이에 따라 1, 2위 후보가 결선에서 맞대결을 벌이면 나머지 후보들과의 합종연횡이 가능한 만큼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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