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이원재의 끝내주는 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윤석열정부의 외교전략에 대해 'D학점' 수준이라고 혹평했습니다. 특히 미중 대결 상황에서 현 정부의 이념외교 기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실질적이고 다변화된 실리외교, 다선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 '이원재의 끝내주는 경제'에 출연해 "윤석열정부는 한미, 한일 외교에서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결국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이 없었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한미·한일 외교 성과 있었지만…미일에 얻은 이익 무엇인가"
이 전 사무총장은 "많은 국민들이 한미 관계는 좋아진 것 아닌가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75조원을 투자했는데 우리는 무엇을 얻었는가"라며 "또 많은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하고 잘 지내는 것은 좋은데 과연 일본으로부터 무엇을 얻었는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 전 사무총장은 윤석열정부 들어 한중, 한러 관계가 악화된 점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그는 "과연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이 과연 맞는 태도였느냐"며 "또 북한과의 평화가 잘 진전되는 것은 나중 문제라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대화의 끈조차 없이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매우 나쁜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면 러시아에 유리하게 휴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는데 (윤석열정부의) 러시아 정책은 과연 타당했는지 봐야 한다"며 "지구 전체를 보는 외교 전략이 부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윤석열정부의 외교전략 실패가 단적으로 드러난 예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엑스포 유치 실패 때 보면 (대한민국이 얻은) 29표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또 향후 미중 양국의 갈등 양상이 30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윤석열정부의 발빠른 외교전략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한미 동맹과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둘이 배치되는 게 아니다"라며 "같이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한중일을 한일중으로 바꿨는데, 일본은 지금도 계속 일중한을 쓴다"며 "일본은 일중한을 계속 쓰는데 우리는 한일중을 쓰는 게 맞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10일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은 세계 최대시장…주중대사로 반도체 전문가 추천"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를 대비한 외교전략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냐, 트럼프 전 대통령이냐, 두개의 미국에 대해서 두개의 전략을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주한미군 방위비와 관련해서 10억달러가 아니고 50억달러를 내라고 이야기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가치외교라는 것은 추상적일 뿐이고, 어떻게 실리외교 중심으로 가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념외교 외줄타기에서 실리외교, 다선외교로 가야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전 사무총장은 "결국 중국이라고 하는 곳은 세계 최대 시장"이라며 "중국이란 최대 시장에서 테슬라도, 애플도 계속 투자하는데 한국 기업이 빠져나오면 손해다. 여기서 돈을 버는 활로를 빨리 찾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이 희토류 등 자원이 많다"며 "우리가 요소수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중국과의 협력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부분에 있어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전 사무총장은 중국과의 협력을 위해 "중국 대사로 반도체 전문가를 보내면 더 대화가 잘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력은 경제력에서 나오고 경제력은 기술력에서 나오고, 기술력은 선진 교육에서 나온다"며 "전적으로 우리의 실력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