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포르쉐 카이엔이 지난해 배기구 옵션 누락에 이어 차선 유지 옵션도 빠진 채 출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포르쉐코리아는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무상수리에 나섰지만 반복된 옵션 누락에 소비자들의 신뢰도 추락이 우려됩니다.
17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최근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9월20일~11월8일 생산된 카이엔 188대에 대해 무상 수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르쉐 카이엔.(사진=포르쉐)
액티브 차선 유지 보조 장치(ALK) 기능이 중앙 컴퓨터(PCM) 전자 컨트롤 유닛에서 활성화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에 따른 조치인데요.
ALK는 반자율주행의 핵심 기능으로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사용시 스티어링 휠을 자동으로 움직여 차선 중앙을 유지해줍니다. 카이엔에서는 110만원 상당의 유상 옵션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출시된 신형 카이엔이 고객들에게 본격 인도되면서 ALK를 적용하고도 해당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카이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됐습니다.
이에 포르쉐코리아는 이달 초 무상 수리 고객통지문을 발송하며 옵션 누락에 대한 해결에 나선 것입니다. 무상 수리로 관련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소비자들은 포르쉐에 대한 신뢰 문제를 지적하는데요.
한 카이엔 차주는 "포르쉐 보면 실망이 크다"며 "인수거부하길 잘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차주는 "돈을 주고 옵션을 선택한 건데 납득이 안 된다"며 "이럴 거면 개인별 옵션 선택 생산 방식을 포기해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액티브 차선 유지 보조 장치가 활성화된 모습.(사진=카이엔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카이엔은 배기구 옵션도 누락하며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는데요. 현재도 다크 브론즈 스포츠 테일파이프(머플러) 옵션이 적용되지 않은 채 출고되고 있습니다. 80만원 상당의 이 옵션을 선택하면 기본형인 직사각형 모양에서 두 겹으로 감싼 2구 모양에 안쪽은 블랙 하이그로시, 바깥쪽은 다크 브론즈로 감싸진 머플러로 변경됩니다. 스포츠 배기음이 추가된 380만원 상당의 옵션도 같은 머플러가 장착됩니다.
하지만 이 옵션을 선택한 고객들은 한겹의 스테인리스 머플러가 장착된 차량을 인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국내 출시 전인 카이엔 쿠페 S의 기본 머플러로 확인됐습니다.
2겹의 다크 브론즈 테일파이프.(사진=포르쉐 홈페이지 캡처)
이 역시 카이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객들이 출고 인증 사진을 올리면서 불거졌습니다. 카이엔 온라인 커뮤니티는 포르쉐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보내며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했고 포르쉐코리아는 최근 관련 안내문을 보내며 진화에 나섰죠.
안내문을 통해 "일부 신형 카이엔 차량의 테일파이프가 선택하신 옵션과 상이한 부품으로 장착된 부분을 확인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본래 선택하신 테일파이프가 제공될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지적이 나온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아울러 포르쉐 소비자들은 반도체 수급 이슈로 2021년부터 일부 차종에 전동 스티어링 휠이 빠진 채 수동식으로 출고되고 있는 점도 조속한 교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편 카이엔은 지난해 4827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17.3% 늘었습니다. 전체 판매량(1만1379대)의 42.4%를 차지하며 포르쉐의 대표 차종으로 떠올랐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