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이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오는 20일 퇴임합니다. 김 처장은 3년 임기 동안 한 건의 유죄 판결도 받아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물러나게 됐습니다.
2021년 1월 21일 공식 출범한 이래로 공수처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비판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먼저 공수처가 3년간 직접 기소한 사건은 3건에 불과합니다. 이 중 단 한 건도 유죄 판결을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직접 기소 3건 중 유죄 판결 없어
2건은 1심 또는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공수처가 출범 이후 처음 기소한 김형준 전 부장검사는 지난 10일 뇌물 혐의 사건 2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수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전 부장검사가 직무 관련 금품이라고 인식해 이를 수수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수처는 신병 확보에도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공수처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모두 기각돼 '5전 5패'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특히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가 "직접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다" 또는 "법리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점도 뼈아픈 대목입니다.
'공수처장 인선 문자', '검찰과의 갈등'도 악재
수사력 부족에 대한 비판 외 다른 논란들도 있었습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금 사건' 수사 당시 핵심 피의자였던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황제 조사', 출입 기자 등의 통신자료를 무단으로 수집해 '사찰 논란'으로 비판받았습니다.
김 처장과 여운국 차장이 지난해 11월 후임 인선을 두고 상의하는 듯한 문자를 주고 받아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오른다거나 감사원 간부 뇌물수수 사건을 두고 검찰과 갈등한 점도 악재로 평가받습니다.
한편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김 처장의 후임을 추천하는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지난 11일 6차 회의를 진행했지만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하지 못해 김 처장 퇴임 후 수장 공백 사태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제공)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