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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새 회장 '김태오 키즈' 황병우 대 '재수생' 이경섭
회장 용퇴로 내부 출신 부각
입력 : 2024-01-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DGB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 레이스가 본격화했습니다. 김태오 회장 선거 공판 일정과 맞물려 회장 인선이 예정보다 늦어졌는데요. DGB금융은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조직 안팎에서는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과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의 2파전 구도가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DGB금융 회장 인선 가동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이 김태오 회장의 후임자 선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1차 후보군(롱리스트)를 추렸는데요. 김 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 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후보군 선정이 다소 늦은 편입니다. DGB금융은 지난해 말까지 롱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1월 중순에야 본격적으로 인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당초 지난해 12월 1차 후보군을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김 회장이 선고를 앞두고 있어서 다소 지체된 측면이 있습니다. 회장 인선이 지체된 것은 김 회장의 거취가 불투명했기 때문입니다. 김 회장은 지난 10일 '국제거래상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가 내려진 이후 용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김 회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DGB금융은 새수장 선임에 본격 시동을 걸었습니다. DGB금융은 확정된 롱리스트를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을 방침입니다. 롱리스트 단계부터 이름이 오르내리는 데 부담을 갖는 후보들이 많아 비공개 모드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롱리스트에는 내부에서 경력을 쌓은 'DGB맨'과 외부 금융기관 출신을 포함해 10명 안팎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 김경룡 전 DGB금융 회장 직무대행,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등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앞서 하마평에 올랐던 허인 전 KB금융그룹 부회장과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은 외부 후보군 물색 단계에서 후보직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태오 회장 복심' 황병우 대구은행장
 
황병우 대구은행장이 지난해 7월 대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중은행 전환 인가 추진 결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구은행)
 
금융권 안팎에선 내부 출신인 황병우 대구은행장과 외부 출신인 이경섭 전 NH농협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황병우 은행장은 1967년생으로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했습니다. 황병우 은행장은 대구은행에서 DGB경영컨설팅센터장과 기업경영컨설팅센터장 등을 역임한 '경영통'으로 지역 경제와 금융시장 연구에 매진했으며 본리동지점장 등 영업 경험도 지니고 있습니다. 황병우 행장은 DGB금융지주에서 하이투자파트너스와 뉴지스탁 인수를 성공적으로 주도한 바 있습니다.
 
내부 출신은 지역과 그룹 사정을 잘 아는 데다 주요 사업을 연속성 있게 끌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DGB금융 출신 인사가 차기 회장에 선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김태오 전 회장의 후방 지원설은 득보다는 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회장의 용퇴에도 불구하고 내부 출신을 후방지원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DGB금융 경영을 맡은 뒤 'CEO 승계 프로그램'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밝힐 정도로 내부 출신 인사에 대한 응원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금융당국이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내부출시을 중심으로 경영 승계 작업이 이뤄지는 것에 부정적인 점도 변수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내부 출신 인사에 후보군이 쏠려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차례 내놓은 바 있습니다.
 
'회장직 재도전' 이경전 전 농협은행장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사진=농협은행)
 
 
황 행장과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는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은 지난 2018년 회장 인선에서 숏리스트까지 올라 김태오 회장과 경쟁한 만큼 강력한 후보로 꼽힙니다.
 
이경섭 전 행장은 1958년생으로 경북대학교를 졸업해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습니다. 농협에서만 30년 넘는 근무 경력을 지닌 인물입니다. NH농협증권·우리투자증권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 인수를 주도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지난 2016년 NH농협은행장에 선임돼 1년간 은행을 이끌었습니다.
 
이 전 행장은 구미중앙지점장을 거치면서 대구권 영업 경험도 지니고 있습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만큼 전국구 은행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회추위는 외부전문기관과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프로그램에는 사외이사 7명 외에 외부전문기관 2개사와 다양한 분야의 외부전문가 14명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향후 회추위는 롱리스트 후보군 대상으로 사외이사 심층 인터뷰, 행동면접(B.E.I) 평가, 업무 분야별 전문기관 평가, 심층 인적성 검사, 외부전문가 심층 인터뷰·면접 등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쳐 2월 중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이후 숏리스트 후보군 대상으로 그룹 최고경영자로서 종합적인 경영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사업계획 및 비전 발표'와 'CEO급 외부 전문가 1대 1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후보자를 확정하게 됩니다.
 
최용호 회추위 위원장은 "국내 최초로 핵심인재 육성(HIPO) 프로그램을 도입해 DGB대구은행장을 성공적으로 선임한 경험이 회장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금번 프로그램 또한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만큼 공정성·투명성·독립성을 기반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경영승계 모범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DGB금융지주 제2본점 외경 사진. (사진=DGB금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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