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의 유예를 요구하며 중기부 차원에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 장관은 중소기업의 디지털화와 안전 컨설팅 등을 통해 중처법에 대비하고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이 중기부가 해야 할 몫이라고 봤습니다.
오 장관은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처음으로 중소기업계와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중기부에는 오 장관을 비롯해 이대희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 박종찬 중기부 중소기업정책관 등이 참석했고 중소기업계에서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권혁홍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심승일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등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 3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 현장을 고려한 중기 간 경쟁제품 지정추진 △전국단위의 중소유통물류망 구축 △업종별 맞춤형 디지털 전략 수립지원 △납품대금연동제 실태조사 강화 및 예외조항 개선 등 10건의 주요 정책 건의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 중소기업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가장 먼저 협동조합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협동조합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공동사업 추진 시 공정거래위원회가 무조건 담합으로 규제한다. 과도한 해석"이라며 "기업 간 거래(B2B)에는 담합을 적용하지 않는 협동조합법 개정안이 공정위 반대로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번 국회 임기 내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중기부가 중소기업계와 함께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날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처법 적용 건이 언급됐습니다.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50인 미만 사업장 중처법 적용 유예가 무산 위기다. 시행을 3일 앞두고 있고 내일 본회의가 마지막 기회"라면서 "당장 3일 뒤에 시행된다면 중소기업 대표들 모두 범법자가 될 위기다. 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킬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전문 인력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 장관은 "중처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안전관리관 등이 확보돼 있지 않아 그들을 고용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중처법 기준에 맞게 다 해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결단 있게 계속 촉구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다음 단계에 있어서도 50인 미만의 중소기업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잘 준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대책들을 지금 고용노동부 중심으로 내고 있고, 중기부도 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다. 디지털화와 안전 컨설팅 등 중기부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영석 서울경인레미콘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 납품대금 연동제가 본격 시행됐으나 건설업체와 납품대금 연동게약을 체결한 레미콘·전문건설업체는 전무하다"면서 "위탁기업의 미연동 계약 체결을 강요하는 등 연동제 예외사유를 악용하는 편법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또 대·중견기업은 수탁기업으로서 연동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 장관은 "납품대금 연동제 참여 기업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기업 설명회나 참여 독려 건설사를 대상으로 이 문제를 얘기해 나가겠다"다며 "레미콘사 간 문제는 직권조사, 익명 제보 등 중기부 시스템 활용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오 장관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매출 증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향후 외교부와 공동 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