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에서는 매달 마지막주에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이 자료에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재밌는 수치들이 담겨있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을 확인합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고는 하지만 매월 임금은 조금씩 오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신기할 노릇입니다. 월급은 통장을 스친다는 이야기는 저에게만 해당되는 말이었나봅니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옮겨보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사실로 드러납니다. 바로 임금상승과 물가상승을 반영한 '실질임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통장에 찍히는 숫자와 현재 물가를 고려해 이 돈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수치가 바로 '실질임금'입니다. 앞서 설명한 임금은 숫자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명목임금'에 해당합니다.
이 실질임금이 올라야 노동자들의 살림살이가 진짜로 나아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달 발표된 자료 속 실질임금 현황은 어둡기만 합니다. 2022년 11월과 비교해서는 올랐다고 하지만, 증가 폭은 앙증맞기 그지없습니다.
실질임금은 올 8월까지 전년동월대비 감소하다가 9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증가폭은 3개월 연속 줄었습니다. 11월에는 전년동월보다 0.3%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임금이 갑자기 2, 3배 뛰기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물가가 오르는 만큼은 올라야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고용당국은 지난해 총 실질임금은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부디 내년 이맘때는 실질임금이 상승했다는 기사를 작성하기를 소망해봅니다.
사진은 서울의 출근하는 직장인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