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힘 싸움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배민이 최근 배달 요금 할인을 위해 ‘배민1플러스’를 출시한 이후 배달팁과 관련한 경쟁이 과열하는 양상입니다.
배달 오토바이 (사진=뉴스토마토)
31일 배달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배달팁과 관련 지난해 출시한 ‘와우 할인’ 적용 대상 일부 업주들에게 서비스 지원 조건을 점검하는 연락을 돌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배민이 ‘배민1플러스’를 출시해 고객 부담 배달팁을 낮추자 동일한 수준으로 배달팁을 설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외식업주 커뮤니티에선 최근 이 같은 상황을 토로하는 업주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업주들은 “쿠팡에서 연락와 (배민1)플러스 해지를 하거나 배달팁을 3300원으로 하지 않으면 쿠팡 와우 할인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배민이랑 배달료가 1000원까진 괜찮으나 1200원 차이로 딱 200원 더 높아서 와우 할인 해지될 수 있다고 배달료 200원 내려달라고 한다” 등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외식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게시글 캡처 (이미지=아프니까 사장이다)
와우 할인은 지난해 4월 출시한 서비스로 쿠팡 와우 회원이 쿠팡이츠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음식 가격의 최대 10%를 즉시 할인해 주는 혜택입니다. 모든 비용은 쿠팡이 부담합니다. 실제로 와우 할인은 쿠팡이츠의 무서운 성장세의 핵심 요인으로 평가받는데요. 업주들 입장에서는 와우 할인 적용 업체에서 제외되면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쿠팡이츠의 이 같은 움직임이 배민의 배민1플러스 출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배민1플러스는 지난 1월 13일 배민이 고객 배달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알뜰배달’과 ‘한집배달’을 합쳐 출시한 서비스인데요. 종전에는 업주가 고객 부담 배달팁을 정하는 방식이었다면 배민1플러스는 배민이 직접 주문환경을 분석해 배달팁을 설정하는 형태입니다.
특히 배달 시장에서 고객 부담 배달팁은 주문 결정에 영향을 크게 끼치는 요소인데요. 이번 배민1플러스로 배민의 고객 부담 배달팁이 이전보다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쿠팡이츠의 배달팁이 높아지자 쿠팡이츠가 ‘와우 할인’ 조건을 보다 까다롭게 모니터링 하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쿠팡이츠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4월 쿠팡이 비용을 100% 부담하는 와우 할인 서비스를 출시해 고객에 혜택을 제공하고자 했는데, 일부에서 음식값이나 배달비를 비싸게 책정하는 등 사례로 고객 피해를 막기 위함이라는 겁니다.
반면, 배민 측은 쿠팡이츠의 이 같은 조치에 와우 할인 유지를 위해 배민1플러스 해지를 고민하는 업주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배민은 배민1플러스를 이용하며 와우 할인 혜택이 제외된 업주를 대상으로 한 사례를 접수하고 쿠폰과 광고비 등 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배민의 조치에서 경쟁사를 언급한 것을 두고 쿠팡이츠를 견제하려는 전략적 마케팅 수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 내에서 자유롭게 상품에 가입해 경쟁력을 키우려는 업주 분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