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해외 브랜드를 패션에 접목해 스토리를 입히는
IP경영으로 성공을 거둔 김창수
F&F(383220) 회장이 엔터사업에서 연일 죽을 쑤고 있습니다. 패션업계에선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지만, 엔터업계에선 '마이너스의 손'이란 오명을 듣는데요. F&F엔터가 야심차게 준비한 오디션 프로그램 실패에 이어 2022년 인수한
빅텐츠(210120) 역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빅텐츠 제작 드라마 '완벽한 가족' 제작발표회. 사진=빅텐츠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F는 2022년 3월 235억원을 투자해 드라마 제작사 빅텐츠 지분 50.77%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8월 17일 빅텐츠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습니다. 코스닥 이전 첫날 빅텐츠 시가총액은 828억원 규모, 종가는 2만6350원이었습니다. 하지만 5개월여가 지난 1월 31일 기준 빅텐츠 시총은 460억원, 종가는 1만4660원입니다. 사실상 반토막이 났습니다.
빅텐츠 하향세의 이유는 불안정한 실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매출이 들쭉날쭉했는데요. 주력 사업인 드라마 사업부의 매출 변동이 컸기 때문입니다.
빅텐츠의 2020년 매출은 284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이었는데요. 이듬해인 2021년 매출 212억원,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서 1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 감소와 이익 급감이 현실화됐습니다. 하지만 2022년에는 매출 322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다시 흑자로 돌아섰는데요. 작년 3분기까지는 매출 148억원에 영업이익은 다시 적자로 돌아서 1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전망도 밝아 보이진 않는데요. 드라마 시장은 작품 제작 편수와 플랫폼 편성 및 방송 회차에 따라 수익이 널뛰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작품 제작 편수가 중요합니다. 17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인 2022년 빅텐츠는 지상파(2편), 종편(1편), 케이블(1편) 등 총 4편의 드라마를 제작했습니다. 다만 작년 3분기까지 1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작년엔 KBS2 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 한 편만 선보였습니다.
올해 빅텐츠가 제작 중인 필모그래피는 ‘완벽한 가족’ 뿐인데요. 동명 웹툰 원작으로 제작비는 총 140억원이 투입되고 국내 지상파와 OTT플랫폼 동시 공개가 목표입니다. 윤세아 윤상현 김병철 등 국내 드라마 무대에서 주로 활동한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드라마업계 관계자는 “OTT 공개가 목표라고 하지만 출연 라인업으로만 본다면 글로벌 시장을 노린 작품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이 드라마는 공개 플랫폼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OTT시리즈에 눈높이가 맞춰진 지금 세대에 (해당 출연진으로 ) 소비 성향을 맞추긴 힘들지 않겠냐”며 “빅텐츠의 최근 3년 간 드라마 라인업을 보면 트렌디함과는 분명 거리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F&F 측은 드라마 시장 불안정성과 관련한 빅텐츠의 실적 악화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김창수
F&F 회장은
‘K팝
’으로 사업을 확장한 작년
SBS(034120)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
’을
0%대 시청률로 마무리하며 실패를 맛봤습니다
. K팝으로 '원 아웃'
, 드라마로
'투 아웃'이 예상되는데요. 패션 업계를 이끌던 김 회장의 선구안이 아쉽습니다
.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