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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폭격 맞은 메리츠증권, 리테일로 선회
IB 의존도 낮추고 리테일 영토 확장
입력 : 2024-02-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메리츠증권이 리테일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지난해 투자은행(IB) 부문에 무게를 두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 사모 전환사채(CB) 논란에 휘청였던 만큼 IB 의존도를 낮추고 리테일을 강화하는 전략입니다. 
 
2일 메리츠금융지주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수익 중 리테일의 비중은 8.1%입니다. 자산관리(WM),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 강점이 있는 다른 종합금융투자회자(종투사)의 리테일 비중이 5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5.6%였던 것보다는 높아졌습니다.
 
메리츠증권은 IB에 편중됐던 사업 구조에서 리테일을 강화하며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단기사채 전용 서비스 'Bond365'를 채권 종합 서비스로 확대·개편했습니다. 개편된 Bond365에는 단기사채 외에도 국채, 지방채, 회사채 등 장내외 채권 상품을 추가해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 디자인도 대폭 개선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 2022년 말 선보인 종합투자계좌 'Super365'는 최근 예탁자산이 3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Super365 계좌는 주식계좌에 있는 예수금에 일복리 이자수익을 주는 'RP(환매조건부채권) 자동투자'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합니다. CMA의 장점을 주식 계좌에서 제공하면서 신용이자율은 업계 최저 수준으로 설정해 투자자 혜택을 늘렸습니다. 실질 고객층을 파악하는 지표인 '전체계좌 중 잔고 100만원 이상계좌 비중'도 43%에 달합니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가 직접 이끌었던 디지털플랫폼본부는 올해 리테일 관련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난해에는 서비스 관련 시스템 개선과 정비에 집중했고, 올해엔 이를 기반으로 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취임 당시 7개 센터 중 4곳의 센터장을 새로 임명하며 WM 조직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메리츠증권의 이 같은 변화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황 악화와 지난해 겪은 사모CB 논란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IB에 강점이 있지만 지난해 IB본부 임직원의 사익추구 행위가 발견됐고, 회사측은 사모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 상품) 투자 사업을 축소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PF 사업과 관련해 IB부서 세 곳을 1사업본부로 통합한 바 있습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서비스 확대와 함께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고,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며 새로운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메리츠증권의 이같은 노력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입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IB중심에서 리테일로 사업을 다각화 중인데, 리테일 비중이 크지 않았던 만큼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메리츠타워 (사진=메리츠금융지주)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심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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